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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早期 해외유학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은 유별나다. 자고로 맹모삼천(孟母三遷)의 교훈이 부모가 본받아야 할 제일의 덕목으로 간주돼 왔거니와,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난도 감내해내는 것을 절대적 가치로 받아들이는 나라가 우리 한국이다. 따지고 보면 농촌에서 지방에서 서울로 서울로 모여들어 오늘날 수도권이 공룡의 모습으로 변한 것도 8할은 우리 부모들의 식을줄 모르는 교육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교육열이 민주화를 앞당기고 국가발전을 이루는 초석이 되었으니, 결코 그 의미가 훼손돼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교육열은 각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키면서 한 가정의 '삶의 질' 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제화, 세계화 추세에 휩싸여 해외 유학이 붐을 이루고 있다. 몇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특권층이나 부유층 자녀, 또는 명문대 엘리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유학이 이젠 지방도시의 보통 가정 자녀들까지 일반회되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앞서가는 교육을 받겠다는데 탓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문제는 주류 콤플렉스에 빠져 외국교육이라면 무조건 한국보다 낫다고 여기고, 자신의 경제적인 능력과 자녀의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묻지마 유학' 을 시키려는데 있다. 더구나 가족 모두를 외국으로 보내고 한국에서 혼자 살며 뒷바라지 하는 '기러기 아빠' 들은 자신의 삶을 가족들에게 담보하고 힘겹게 살고 있다.

게다가 어린 자녀들은 낯선 외국문화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가족간에 갈등을 겪는가 하면, 최악의 경우 외국에 나가있는 가족들로부터 버림받는 '펭귄 아빠' 들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한국에 혼자 남아 생활비와 교육비를 대야하는 기러기 아빠들은 심한 강박감에 정신적 공황이 찾아오기도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술을 가까징 하거나 외도를 하다 건강을 잃거나 패가망신 하기도 한다. 이달 초 사업가 신모씨(36)는 지난해 7월 아내와 남래를 캐나다로 유학보낸뒤 우연히 만난 여성과 불륜관계를 맺었다가 이혼을 당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내 자식만은 반드시 일류를 만들어야겠다는 과도한 욕심이 불행의 씨앗을 뿌린 것이다. 조기해외유학, 과연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는 보증수표인가, 냉정히 생각해보고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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