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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말(言語)

 

 

사람이 한평생을 사는 동안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말이요, 또 가장 하기 쉬운 것이 말이다. 그러나 말을 잘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말을 잘하고 싶어도 배움이나 인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자신의 의도대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은 곧 그사람의 인격이라고도 한다. 말에는 들으나마나 한 소리 수준의 말이 있는가 하면, 말이 말같지 않아 들으면 귀를 씻어내고 싶은 말이 있고, 사려깊은 말 한마디로 시대를 넘나들며 세상을 감동시키고 진리를 깨우쳐주는 명언도 있다.

대중매체와 통신수단의 급속한 발달로 정보화사회가 만개한 요즘, 우리는 실로 '알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절대군주 시대나 목압정권 시절에는 권력이 무서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을 수 밖에 없었고, 또 유교적 가치관이 보편적 정서로 자리잡았던 그 당시에는 말을 아끼고 절제하는 것이 미덕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못다했던 말들이 도처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더니, 이젠 원색적인 말까지 난무하면서 사회분위기가 '악담(惡談) 경연대회장'이 된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무릇 말이란 상대방을 배려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듣는 이로 하여금 용인할 수 잇는 선은 돼야 한다. 한데 근래주변에서 오가는 말의 실태를 보면 너무나 저질스럽고 폭력적이어서 한심하다는 말 밖에 더 할 말이 없다. 이같이 금도를 넘어선 언어폭력은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정치인들이 더욱 심하다.

논평인지 욕설인지 분간하기 힘든 당대변인들의 정제되지 않은 말이 그렇거니와, 이미 한자리 해먹었거나 하고 있는 소위 지도자급 정치인들까지 모이기만 하면 상대방 험담이나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특히나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할 전 대통령이란 분이 아직도 틈만나면 이미 흘러간 정적(政敵)을 향해 독설이나 내뿜고 있으니 나라꼴이 온전할 수가 있겠는가.

 

 본인 스스로가 "독불장군 미래없다”라고 말한 그 전직 대통령에게 청구영언(靑丘永言)에 나온 작자 미상의 시 한수를 전하고 싶다. 말하기/좋다하고/남의 말/말을 것이/남의 말/내 하면/남도 내 말/하는 것이/말로써/말 많으니/말 말으락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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