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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日照量 희비

 

18∼19세기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영국의 대도시에서는 골격발육에 장애가 생기는 구루병이 유행했다. 비타민D가 부족해 생기는 병이었다. 석탄을 많이 사용함으써 발생한 매연이 햇빛을 가리는 바람이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1년내내 햇빛이 풍부한 열대지방에서는 구루병 환자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햇빛은 인체에 더 없는 보약이다. 세균이나 암세포와 싸우는 임파구의 수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은 지나치게 쐬지만 않는다면 각종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에 대한 천연 살균효과를 발휘한다.

 

햇빛은 인체 뿐 아니라 식물의 생장에도 필수적이다. 과일의 경우 일조량은 크기 당도 빛깔 등을 좌우한다. 지금 한창 출하되고 있는 사과 배 포도등의 맛과 향기가 예년에 비해 영 신통치 않다. 올 여름동안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이 원인이다.

 

기상청 집계결과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비는 평년치에 비해 50∼5백60mm가 더 내렸다. 전주의 경우 3개월동안 무려 1천86.7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0.1mm이상의 비가 내린 강수일은 전주가 55일로 나타났다. 하루 걸러 비가 내리다 보니 올 여름 일조시간은 3백43시간으로 평년의 5백29시간에 비해 1백80여시간이나 짧았다.

 

우리와는 대조적으로 올 여름 내내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린 프랑스는 20세기 최고라던 47년 산 포도주보다 더 좋은 최상급 품질의 2003년산 포도주가 생산될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고 한다.

 

쌀의 경우도 흉작이 예상돼 지난해 보다 4% 정도 수확량이 줄어 95년이후 가장 적을 전망이라고 한다. 도내 남원과 순창의 고지대는 냉해까지 겹쳐 일부 농민들은 논을 갈아 엎기까지 했다. 고추도 잦은 비로 고사한 면적이 많아 가격이 예년의 배 이상 뛰었다는 소식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추석 이후에는 맑은 날이 계속되고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벼 이삭이 팬 뒤 내려쬐는 9월 하루분의 햇살은 쌀 10만석 이상의 증산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수확돼까지만이라도 볕좋은 가을날씨가 지속돼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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