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07:53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보물선 대신 靑磁

 

군산 앞바다를 뜨겁게 달궜던 '해저 보물선 찾기'열풍이 시들해 지고 있다. 이 해역에서는 일제 말기 말도(末島) 앞바다에서 미군 어뢰정에 의해 격침된 일본화물선에 대한 탐사작업이 2년 넘게 계속돼 왔다. 하지만 일부 발굴업자들이 탐사장비를 동원하여 보물선으로 추정되는 선박만 찾아냈을뿐 보물의 적재 여부는 확인조차 못하고 있다 한다.

 

군산 앞바다는 그동안 4건의 매장물 발굴허가가 나가 보물선 찾기의 메카나다름 없는 곳이었다. 선유도와 말도등 고군산 군도주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탐사작업은 발굴업자 못지않게 도민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간의 허가 기간동안 금괴 하나 건져내지 못한채 지난 14일을 전후해 기간이 모두 만료됐다는 것이다.

 

깊은 바다속에서 금은보화를 건져내는 일이 얼마나 허황된(?) 꿈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는 군산 말고 제주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제주시 아라송 '곰솔'자생지 주변에서 금괴 발굴작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 역시 성사 여부는 불투명 하다. 재작년 이용호 게이트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해저 동굴탐사도 헛 고생으로 끝난걸 보면 일확천금의 꿈이란 역시 부질없는 몽상일 뿐이란걸 여실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그런 해저에서 의외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고군산군도 비안도 앞바다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고려청자가 그것 이다. 해저에서 잠수기 어업을 하던 어부가 처음 발견한 고려청자는 지난해 4월부터 모두 네차례 작업끝에 모두 3천1백여점을 건져 올렸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측에 따르면 이 유물들은 인근지역의 가마에서 특별한 디자인 없이 만들어진 서민용 자기류로 보고 있다. 제조시기를 12세기 후반∼13세기 초일것으로 분석함으로 대략 고려말 조선조 초기의 작품으로 짐작된다. 그뿐 아니다.

 

엊그제 이 해역 인근 십이동파도 앞바다에서 또다시 어로작업중이던 어부들이 청자류 6백22점을 인향했다고 군산시에 신고해 왔다. 청자 하면 대단한 보물로 여기는 우리 정서로도 뱃전에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그릇들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으니 '너무 흔해도 대접을 못받는 신세'라는 말이 딱 맞다.

 

그것이 새만금사업으로 인해 조류가 변동되는 바람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니 보물선 찾기와 겹쳐 희비가 교차된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지금처럼 방치됐다간 이일대 보고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니 이제 그 보존작업에 한층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