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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이공계 엑소더스

 

지난주 국감에서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는 최근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주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중 서울대 공대생 88명이 자퇴했으며, 이 가운데 59%인 52명이 다른 대학의 의대나 한의대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학적을 유지한채 재수 시험을 치러 올초 다른 대학 의대 등에 합격한뒤 서울대를 자퇴한 것이다. 신입생정원의 9.2%에 해당하는 학생이 빠져나간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대표적 과학기술영재 두뇌양성기관의 하나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도 예외가 아니어서 올 1학기동안 78명(석·박사과정 포함)의 학생들이 자퇴했다.

 

지난해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자퇴학생 대부분은 의대·한의대 진학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요즘엔 기존의 이공계대학 졸업생을 마저 의·치대 편입시험을 준비하거나 고시로 눈을 돌리는등 '이공계 엑소더스' 현상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우수학생들이 이공계를 떠나는 이유로는 낮은 처우와 사회적 지위 약화, 장래 고용에 대한 불만, 열악한 연구환경등 여러가지가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기피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들 원인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의사나 판검사, 변호사 만큼의 대우나 존경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과학기술부에 대한 국가적 배려와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우수한 과학자 한사람이 수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십억 달러의 수출산업을 이끌어가는게 오늘의 지식기반 사회다. 특히 부존자원과 자본이 빈약해 오로지 기술과 두뇌로 세계와 무한경쟁을 벌여야 하는 우리로서는 산업의 근간이 되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근해도 지나치지 않다.

 

참여정부 출범이후 이공계 공직진출 확대방안 등이 마련되고 있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21세기 국가경쟁력을 뒷받침할 유능한 과학기술 정책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환영할만 하다.

 

아울러 과학기술직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풍토를 조성하는데도 정부가 앞장서주기 바란다. 우리사회의 우수한 인재들이 의사나 변호사로만 몰리는 사회현상을 치유하지 않는한 우리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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