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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떴다방

 

전국을 휩쓸던 떴다방들이 10월에는 전주에서도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 잠잠해졌다. 경제는 침체되어도 아파트 분양가만 대폭 올랐는데, 떴다방이 분양가 상승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아파트 건설업자들이 앞 다투어 떴다방들의 출현을 조장하여 자신들이 높여 놓은 분양가대로 빨리 팔려나가도록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분양가가 천장부지로 뛰고 있다. 전주에서도 지난해만 해도 300만원대였던 아파트 한 평을 500만원대 이상으로 분양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엄청난 상승이다.

 

근본적으로 아파트 분양가의 인상은 금리가 낮아 뭉치돈들이 갈 곳이 없어 부동산으로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지만 아파트 건설업자와 떴다방의 합작으로 높은 분양가가 유지되었다는 사실은 철새처럼 사라져간 떴다방을 보면 사실이다. 아파트 분양에 앞서서 주민등록을 전주로 옮기는 사람이 많아졌고, 모델하우스에 서울 차량들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서울에서 내려온 투기세력들이 대거 나타났다. 이들은 정부가 내놓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그 높은 청약경쟁율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져 버렸다.

 

떴다방은 복덕방업자에게는 편리한 것이기도 하다. 명함을 나누어주고 각종 상담을 하여 투기적 거래를 부추기고, 분양권을 미등기로 사고 팔아 이익만 챙기고 사라지면 그만이다. 세무조사자나 부동산 감시자가 나타나면 그냥 파라솔을 접고 사라지면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파라솔을 그대로 버려둔 채 사라지기도 한다.

 

건설사들은 이들의 출현이 반갑기만 하다. 최고의 분양가를 붙여도 이들이 출현하면 순식간에 분양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떴다방을 유치한다. 실제 거주할 사람들이 이러한 분위기에 홀려 비싸게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을 활용해 원가와 관련없이 주변의 최고 시세보다 더 비싸게 팔고 있다. 건설사들이 정상적인 이익을 거두어들이기보다는 그 동안 상승한 가격 위에 더 많은 거품을 얹혀 이익을 거두어 가는 투기꾼처럼 되어가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아파트의 원가를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다. 얼마나 비싸면 사람들이 원가를 공개하라고 할까? 아파트를 통한 투기적인 돈놀이가 또 나타나면 아파트의 원가공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이윤에 기초한 사회적 신뢰가 사회적 거품을 막는데 최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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