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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초국적 투기자본

갈수록 초국적 투기자본의 폐해가 커지고 있다. 이들이 한국 기업들을 사냥하여 막대한 차익을 남기면서도 세금관련 조약 등을 이용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뉴브리지 캐피탈은 제일은행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에 팔았다. 미국계 투기자본인 뉴브리지캐피탈은 제일은행을 3억달러 미만을 투입하여 사서 5년만에 10억달러 이상의 이윤을 남겼다. 또한 한국에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는다.

 

정부는 그동안 제일은행에 무려 17조6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12조원을 회수하여 약 5조5천억원의 손실을 가져왔다. 국민의 혈세로 외국의 투기자본의 장사를 도와주는 꼴이 되었다.

 

한미은행, 외환은행외에도 보험, 증권, 부동산, 기업, 주식 등 빠른 속도로 외국계 자본이 장악해가고 있다. 세계 경제의 흐름상 자본개방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한국경제의 체질강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대규모 잉여유출로만 이어지는 것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자본의 직접 투자는 자본확대, 고용기회확대, 선진기술도입, 선진경영기법도입, 통상마찰해소 등 한국경제에도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투기자본이 판치면 한국자본시장을 교란하며 한국의 자본만 빨아가 한국의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외국자본이라 하더라도 기업과 자본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외국자본이 종업원, 하청 중소기업, 한국경제에의 기여를 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벨기에는 해외투기자본의 약탈적 잉여유출을 막기 위해 '스판세(Spahn Tax)'법을 도입하고 있다. 모든 외환거래에서 투기자본의 총거래액이 단기간에 미리 정해둔 환율 변동폭을 초과할 경우 그 자본거래의 80%를 징수하는 방식이다. 대규모의 국제 투기자본이 손쉽게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것을 막을 목적이다. 장기적인 투자자금보다는 단기적인 투기자본에 부담을 주자는 취지다.

 

초국적 투기자본들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세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심지어 미국조차도 이들의 공격에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미 한국은 말할 것도 없이 영국과 일본도 호된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한국도 투기자본에 의한 약탈적 잉여유출을 막고 순기능을 하도록 하는 장치들을 고안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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