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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얄팍한 상술

야산에 생취 한 마리를 풀어 놓았다. 그 생쥐를 얼마나 빨리 잡느냐 하는 시합이 벌어졌다. 첨단 장비와 대규모 요원을 동원한 정보기관에서 그 생쥐를 잡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그런데 장비도 빈약한 다른 정보기관에서는 나흘만에 그 생쥐를 잡아왔다. 비결은 다른 생쥐를 첩자로 훈련시켜서 잡으려는 생쥐의 위치를 쉽게 알아냈기 대문이었다. 그런데 세 번째 참가한 정보기관에서는 이틀도 되지 않아서 곰을 잡아왔다. 그리고 생쥐를 잡아 왔다고 주장했다. 놀라운 것은 잡혀온 곰이었다. 그 곰이 말하기를 ‘저는 쥐예요’라고 자백을 하는 것이 아닌가.

 

돈과 장비가 갖추어져 있다면 소위 ‘정상적인’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이라크를 침공한 일방주의 미국이 포로를 다루는 잔학행위를 보면 꼭 이런 등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긴 하다. 생쥐를 잡는 두 번재 방법은 돈과 첨단 장비가 없더라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방법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생쥐와 생쥐끼리 서로를 감시하고 은밀히 고자질하게 만들어, 바람직하지 못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 물론 심각하기로는, 강압적인 고문으로 생쥐도 아닌 곰을 생쥐라고 만들어 놓은 경우가 될 것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개인용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자사의 운영체제를 불법복제해 준 업자를 신고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한국에서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자끼리의 문제를 소비자를 끌어들여 해결해 보려는 얄팍한 상술이 돋보인다.

 

이런 방식은 대단히 쉽고 돈도 적게 들며 그 효율성은 매우 높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관심을 끌만하다. 하기는 이러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 믿기도 어렵다. 다만 이런 방식을 언제 써먹을 것인가 그 기회만을 저울질하고 있었다고 보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불법복제품 사용자가 자신이 구입한 제품의 구입처를 제보하는 방식으로 불법복제를 막겠다는 발상은 위험천만하다. 우린 이미 교통법규 위반자를 신고하는 제도를 통해서 이러한 방식이 가져올 부작용을 충분히 경험했다. 따라서 판매자와 구입자의 틈새를 비집고 불신의 벽을 강화시키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판매전략은 대단히 비인도적인 상혼(商魂)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마으크로소프트의 그늘에서 벗어나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로 그 대안을 삼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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