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떡이 크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제 가진 것보다 남 가진 것이 좋아 보인다는 말이다. 하기는 수중에 넣은 것이야 그 가치를 따질 필요조차 없다. 언제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의 가치를 저울질해 볼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남의 물건이 당연히 좋아 보일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은 우리네 보편적인 성정(性情)아닌가 싶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바삐 출발하려는 시내버스를 붙잡고, ‘이 차 어디 갑니까’하고 물어 보는 사람의 심사는 헤아리기 어렵다. 내 속내는 당신 알 바 아니고 당신 속내는 내가 좀 알아야 되겠다는 심사쯤 되지 않나 싶다. 이쯤 되면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아니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익숙해진 사람이다.
이런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뚱뚱한 아나운서는 프로근성이 없다고 무질러 이야기하는 게 당연할 게다. 물론 기대대로만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아나운서로서의 자질을 모두 갖추고 그에 덧붙여서 몸매까지 아름답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살기 어렵다. 당연지사 조금씩은 아쉽고 부족한 면을 안고 살아간다. 이번에 화제가 된 아나운서의 몸매 역시 일부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쉬운 점일 수도 있지만 한국적 전통에서 보면 복스러운 맏며느리감이다. 사실 아나운서 한 사람을두고 그의 직업적 자질과 상관 없는 일로 논쟁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소모적이다.
아나운서란 직업에서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을 그들의 목소리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프로다움이란 몸매가 아니라 정확한 한국 발음과 억양 그리고 품위 있는 표현 등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나운서를 대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에 역겨운 음색 등 아나운서로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특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건강치 못한 성대(聲帶)를 가진 방송인들이다. 성대결절 등으로 쉰 목소리를 내거나 발음 자체가 너무 빠르거나 콧소리가 너무 지나치게 섞이는 등 보편적이지 않은 음색과 발음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이들은 문제가 있다.
시민들은 가냘픈 몸매보다 건강한 발음과 편안하고 포근한 음색에 관심을 두는 방송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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