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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기득권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남한 전체 인구의 47.6%가 모여 살고 있다. 이웃 일본의 수도권 인구가 32%, 프랑스가 18.7%, 영국이 12.2%이니 우리나라 인구분포도가 얼마나 기형적인가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별 탈 없이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참 용하기도 용하다.

 

더군다나 일본과 프랑스·영국 같은 선진국은 그 정도의 수도권 인구로도 ‘삶의 질이 떨어지고 국가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수도권 집중을 외치면서도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며 선진 한국을 노래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장한 일인가. 아예 국민 모두가 수도권으로 이사를 하면 곧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가 기형적인 발전을 하여 꼴이 우습게 생겼다는 것은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이면 모두 인정을 하는 터다. 아니 꼴만 이상한 게 아니라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온갖 부작용이 발생하여 이대로 가다가는 함께 공멸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수도권은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주택난과 교통난, 교육문제와 환경문제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지방에서는 거꾸로 먹고살 방편을 찾아 끝없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바람에 공황상태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빗나간 엘리트와 기득권층들은 자본주의의 생리적 현상이 어떻고 국가경쟁력이 어떻다며 말도 안되는 궤변만 늘어놓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아니할 수가 없다.

 

최근에 중앙 모 일간지가 10개 대형 공기업 본사 노조의 지방 이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특집기사로 다룬 바가 있다. 노조위원장과 간부를 상대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가 사생활 불편과 업무의 효율성 저하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며 친절하게 그 배경과 반발 수위까지 보도를 했다.

 

이전대상 공기업 노조를 대상으로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여부를 묻는다면 그결과는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가 있다.‘강제 이주’ ‘헌법상 보장된 인권 침해’ ‘가족해체 조장’이라는 불만이 터저나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인데 무슨 의도로 그 특집을 기획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건강하고 이성있는 언론이라면 개인보다 국가장래를 걱정하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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