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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등산 에티켓

오르면 내려올 것을 무엇 때문에 힘들게 산에 오르는가? 글쎄, 그럴 것도 같은데 ‘조지 멀로니’는 “산이 거기 있으니까 오른다”고 했다. 또 어떤 이는 “내려오려고 올라간다”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정상에 오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래도 우리는 오른다”고 대답한다. 우문우답(愚問愚答)도 같고 우문현답(賢答)도 같은데, 분명한 것은 ‘산이 좋아 산에 오른다’는 것을 에둘러 말하고자 하는 것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사람이 산에 오르는 이유는 다양하다. 종교나 직업 학술 관광 예술 등을 목적으로 산을 찾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별다른 목적없이 심신단련과 여가선용을 위해 산을 타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등산이라고 하는 것은 후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등산 자체에 목적을 둔 스포츠로서의 등산을 말하는 것이다.

 

등산이 매력적인 것은 스포츠는 스포츠나 명문화된 규칙이 없고 숫자에 관계없이 여럿이 함께 할수 있다는 데 있다. 또한 심판이나 관객이 없어 얽매이지 않아서 좋고, 자신의 힘에 맞는대로 오르다가 중도에 포기를 해도 시비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 그뿐만 아니다. 시간에 속박되지 않아 여유를 부릴 수가 있는 것도 등산의 장점이요, 부담스러운 돈이 들지 않는 것도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다.

 

국가환란사태를 겪으면서 등산인구가 슬슬 느는가 싶더니 요즘에는 웰빙바람까지 가세해 주말이나 휴일이면 유명 산이 온통 사람 천지다. 일상에서 찌든 때를 털어버리고 재충전 좀 할까 싶어 산을 찾았다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등산행렬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만 실컷 받고 돌아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등산인구가 얼마나 늘었으면 그 지독한 불황에도 등산용품점만은 연달아서 문을 열고 있겠는가.

 

산에 오르는 등산객이 많다보니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된다. 힘겹게 오르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고 밀고 내려오는 ‘막가파’가 있는가 하면, 같은 일행이 횡렬로 걸으면서 상대방 진로를 막아버리는 ‘못가파’도 있다. 또 자기 목청 틔우자고 아무데서나 야호를 외쳐대 남의 귓청 찢어 놓는 ‘안하무인파’도 있고, 제 흥에 겨워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라디오를 틀고가는 ‘노래방파’도 있다. 한 마디로 산이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다. 산을 시내길 거리나 유흥장소 정도로 여긴다면 그는 분명 산에 올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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