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갖는 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이 다르지 않다. 병들지 않고 영원히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속하는 것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희망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꾸준히 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무병장수(無病長壽)의 길을 찾아내고자 했고, 그 결과 평균 수명이 이만큼이라도 늘어나게 됐다.
무엄하게도 불로장생(不老長生)을 하겠다며 신의 영역에 도전한 이가 진시황제(秦始皇帝)다. BC 230∼BC 221년에 한(韓) 위(魏 초(楚) 연(燕) 조(趙) 제(濟)나라를 차례로 정복하고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세상에는 분명히 불노초(不老草)라는 명약이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믿은 그는 동남동녀(童男童女) 3천명을 동원해 삼신상(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불로초를 찾는데 실패하고 그는 결국 환갑도 못넘긴 50세의 나이로 이승을 떠나고 말았다. 후세 사람들은 그 때 진시황제가 찾은 명약이 ‘산삼’이라고도 하고 ‘‘통충하초’라고도 했다.
과학과 의술이 누부시게 발전을 하더니 인류의 꿈인 ‘불로장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모양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내놓은 ‘과학기술 예측조사’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5∼20년 후에는 인간의 오래 소망인 ‘무병장수’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오는 2020년경이면 이른바 나노미터 크기의 ‘혈관청소용 로봇’이 등장, 사람의 몸속에서 혈관을 깨끗하고 손상된 부위는 치료를 해주게 된다는 것이다. 또 ‘스마트 약’으로 불리는 나노캡슐을 몸안을 헤엄쳐 다니다가 특정 질병의 바이러스를 만나면 약물을 방출해 격퇴시키고, 장기가 노화되면 자신의 줄기세포로 배양한 새 장기로 대체시킬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꿈과 현실을 분간할 수 없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 같다.
진짜 무병자수 시대가 코앞에 왔다고 하니까 별 부질없는 생각이 다 든다. 극도의 개인주의 때문에 애낳는 사람이 없어 늙은이들만 사는 세상이 오는 것은 아닌지, 또 영생을 한다면 그 오랜 세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괜한 걱정이 생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삶과 죽음’은 신이 다스려야 할 영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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