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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산삼(山蔘)

“산삼(山蔘)은 맛이 달고 차며 오장을 편하게 안정시킨다. 놀라고 두근거리는 것을 멈추게 하여 혼백을 진정시키고, 사악한 기운을 제거하여 눈이 밝아지고 마음이 열리게 한다. 장기간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장수한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경)이라는 중국의 고(古)문헌에 소개된 산삼의 효능이다.

 

이 책에는 또 산삼의 7가지 효능, 즉 ‘산삼칠효설’에 대해 자세히 적고 있다. 원기를 보하고 기를 회복시킨다, 혈액생성을 촉진하고 맥박을 정상화 시킨다, 심장기능을 회복하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진액을 생성하여 갈증을 멈추게 한다, 폐를 보하고 숨을 고르게 한다, 비장의 기능을 항진시키며 설사를 멈추게 한다, 독을 걸러내고 상처를 치유한다는 내용이다. 가히 ‘만병통치약’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예로부터 산삼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낸다는 신비의 영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초 또는 영초라고도 불렸다. 산삼이 있는 곳에서는 광채가 나고 하늘에서는 서광이 비친다고 전해지고 있다.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을 하기 위해 3천명의 심마니를 풀어 산삼을 찾았다는 일화가 있는가 하면, 어떤 심마니는 천년 묵은 산삼을 먹고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또 동양의 의성(醫聖)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산삼을 ‘사람과 닮은 신’이라고까지 극찬했다.

 

그러나 이와같은 영물스런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산삼에 대한 과학적 감정시스템은 너무 빈약하다. 산삼 감정전문가들마저도 대강 뇌두와 잔뿌리의 상태로 산삼의 나이와 외국산 여부를 판별할뿐 그 이상은 육안으로 식별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또 산삼의 단일염기서열(SNP)을 제작한 한방재료가공학 교수들도 산삼 DNA칩이 완성되기 전에는 산삼과 장뇌삼을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실토하고 있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는데 그리 쉽게 인간에게 본 모습을 드러내놓을까 싶다.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 다량으로 검출된 중국산 장뇌삼을 국내산 산삼으로 속여 판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이 팔아온 장뇌삼에는 발암·생식기능 저하·기형아 출산·호흡곤란·근육경련 등을 일으키는 살충제BHC가 기준치의 20배까지 남아있었다고 한다. 신비의 영약이 아니라 독약이었던 것이다. 몸보신 하려고 부담없이 사다먹은 부자들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생명의 끈을 놓지않으려고 어렵사리 구해먹은 환자들이 무슨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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