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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술자리 험담

직장인들은 퇴근 후 일주일에 몇 일은 술자리를 가지기 마련이다.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거나 또는 직장에서 공식적인 관계로 해결되지 못한 것을 술을 마시면서 해결하는 기회도 가지게 된다. 또한 다른 직장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기도 한다.

 

한 신문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퇴근 후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회사, 상사, 동료에 대한 험담이라고 한다. 직장인이 아닌 사람들도 평소에 공적인 장소에서는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을 술을 마시면서 술술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속내를 밝히면서 평소에 억눌려 살면서 쌓인 것들을 푸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농촌의 우물가에서 며느리들이 시어머니 험담을 많이 하고 시어머니들도 자기들끼리 모이면 며느리 험담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노인복지센터의 할머니들이 모여 가장 많이 험담을 하는 대상이 며느리이다. 며느리들 또한 동창회 등에서 친구들과 만나면 남편과 시어머니에 대한 험담으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학생들도 같은 학번끼리 만나면 선배나 교수에 대한 험담으로 평소에 쌓인 감정을 풀면서 낄낄거린다. 교수들도 만나면 동료나 총장에 대한 험담을 하며 속내를 푼다. 군대에서도 가장 많이 험담을 당하는 부류는 직속 상관이다. 이렇듯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험담은 친구들끼리의 주요 이야기 소재가 된다.

 

이러한 험담은 정신건강에 아주 좋다. 자신만 은밀히 지니고 있던 문제의식을 친구와 공유하고 나면 마음이 훨씬 편해진다. 자신이 상사나 사람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도 배우고 자신이 지나친 점도 깨닫게 된다. 또한 험담을 마음 속에만 지니면 병이 나지만 한번 풀어내면 다음에 험담 대상을 만나도 훨씬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험담이 지나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생기지만 그 정도까지 험담이 진전되는 경우는 드물다.

 

한국에서는 동료들끼리 험담을 통해 많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서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은 혼자만 고민하다가 스스로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당히 험담을 즐기고 서로 눈감아 주는 것이 서로의 정신건강에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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