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권력을 추구하고, 기업이나 개인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켜져야 한다. 또한 권력과 돈이 서로 손잡을 가능성을 크게 경계해야한다.
한때 '부자되세요'라는 인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행복의 잣대를 축재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부자되는 것은 괜찮으나, 다른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은 질투와 시기 그리고 원망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 아직도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다.
부자들의 보금자리라는 '타워팰리스'가 입주를 시작할때, 철거민 단체가 벌인 '저주의 굿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재산과 권력을 가진 소위 기득권층을 상대로 내려지는 정책적 철퇴는 일반 서민들에게 막연한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서민들이 어쩌다가 기득권층에 대해서 이런 적대적 감정을 갖게 되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우리 사회는 자꾸만 커져가는 적대감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불공평한 솜방망이식의 처벌과 사면권의 남용 등은 일반 국민들에게 만성적인 '부패불감증'이나 '무전유죄'의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자포자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득권층이 먼저 '깨끗한 부자', '존경받는 지도층'상을 확립하고, 베풀고 양보하는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일까.
12대 300여년간 만석꾼을 유지한 경주 '최 부자'의 지혜는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재산은 꾸준히 사회에 환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였다. 더군다나 주변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였고 과거에 합격해도 진사 이상 벼슬은 사절하였던 것이다.
사회지도층, 기득권층에게 우리사회는 흔히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강조한다. 솔선해서 의무를 다하고 명예를 생명보다 중히 여긴다면 모두가 그들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특히 병역이나 전쟁참여에서 그러해야 한다고 역사는 말한다. 우리는 엊그제 국적 포기자 명단을 보면서 자학을 했는데, 갑자기 총기 난사사고까지 터져 군대를 보내야하는 서민들의 가슴만 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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