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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셔틀버스

대형유통점들이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소상인들의 점포나 재래시장 앞에서까지 고객들을 무차별적으로 자신들의 점포로 실어나르자 영세상인들이 크게 반발하였었다. 정부는 시내버스업자와 소상인들의 보호를 위하여 셔틀버스 폐지를 법률로 금지하였고 헌법재판소는 이를 합헌으로 해석한지 4년이 흘렀다. 주민들은 무료로 운행되는 셔틀버스가 사라져 섭섭하긴 했지만 사회의 균형발전과 사업윤리라는 명분하에 이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백화점을 오가는 이른바 백화점 맞춤버스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백화점 셔틀버스의 부활을 거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물론 슈퍼마켓 업계와 재래상가 등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서울에서 셔틀버스가 도입되면 지방으로 확산될 것은 시간문제다.

 

셔틀버스가 대중교통체계 안정화를 위해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고 시내버스 운송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행정에서 교통보다 더 중요한 경제와 사회안정을 간과하고 있다.

 

주민들은 "셔틀버스를 운행하든 안하든 재래시장은 안간다. 그동안 금지시켰으면 되었지 이젠 풀 때다. 셔틀버스 운행하는 할인점은 부자들이 아닌 서민들이 이용하는 곳이다"라고 운운한다. 얼핏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렇다면 우리들과 애환을 같이해 온 재래시장의 형님, 누나들도 살아가야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셔틀버스는 원래부터 금지되어 있었던 것을 잠시 풀어 놓았던 것이다. 서민들이 대형점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대형점이 소형점과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자칫 대형점 셔틀버스로 인해 우리사회에 증오심과 적개심이 더 심각해진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이다. 대형점과 소형점, 있는 자와 없는 자, 실업문제, 부동산에 의한 빈부 양극화, 장기 경제 불황, 경쟁 지상주의 등이 만연하면서 소수의 행복을 위해 다수가 불행해지고 있다는 생각들이 점점 극에 달하고 있다. 이 생각이 집단 이기주의를 낳더니 이제는 아예 증오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같이 살아가야할 우리사회가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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