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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보여주기와 진실

전시행정은 한마디로 보여주기 위한 행정을 말한다. 전시행정 자체는 분명코 좋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바로 눈에 띄고 보기에도 좋으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여러모로 유용할 수 있다. 특히 행정을 알리거나 주민들의 동기유발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숨은 의도가 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사업을 위한 자금이 배정되었을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일본은 관련 서적을 구입하고, 태국은 냉장고 등 비품을 사고, 한국은 현판식을 한다는 것이다.

 

일단 형식적인 것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의식을 볼 수 있다. 현판식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우선 그럴싸한 간판부터 내걸고 관계되는 인사들이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사진을 찍는다. 우리는 이런 광경을 텔레비전에서 종종 본다. 그런 이후엔 별다른 활동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다. 어찌보면 간판부터 단다는 것 차체가 전시행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실속보다는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하여 다른 목적을 의도하려는 것이다. 예전부터 있어온 행정의 타성가운데 하나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행위이다.

 

하기야 요즘에는 보여주는 것도 산업화되어 전시산업이 활성화되고 있으나 보여주는 행위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 보여주기가 산업이 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전시회를 통한 유발효과가 주목을 받으면서 지자체의 단체장들마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되었다. 하지만 전시회의 개최 횟수는 나날이 폭증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서울에서 열렸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재고해 봐야 한다.

 

모든 조직과 기관 그리고 개인들도 보여주기를 통해서 또 다른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보여주는 행위를 통해서 보는 자를 자극하고 그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거두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요즘에 뭔가를 숨기고 감추기 위한 은폐의 움직임도 허다하다.

 

이렇듯 공개와 은폐가 공존하는 우리사회에서 이제 진실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진실을 보여주고 진실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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