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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소주세

‘서민의 술’로 알려진 소주(燒酎)의 역사는 꽤 오래다. 페르시아에서 발달한 증류(蒸溜)법을 중국, 당시 원(元)나라가 이슬람 문화와 함께 들여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원나라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소주 빚는 법을 창안했고 이것이 고려에 전래된 것이다.

 

소주라는 말은 ‘태워서 만든 술’이라는 뜻이지만 아마 발효시킨 곡류를 불로 증류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한다. 알코올의 아랍어에서 유래한 '아락주', 그리고 노주(露酒) 화주(火酒) 백주(白酒) 라고도 불렸다.

 

소주는 조선 초기에 왕실이나 사대부 등 주로 지배층이 많이 마셨다. 후기들어 쌀생산량이 늘고 양조업이 발달하면서 일반인도 즐겨 마시게 되었다. 일제시대인 1926년에는 전국 1303개의 양조장에서 무려 23만섬의 양곡이 소주 생산에 소비됐다고 한다.

 

소주는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구분하는데 예전에 집에서 빚던 가양(家釀)주가 증류식이고 오늘날 대규모 공장에서 제조하는 소주가 희석식이다. 희석식은 연속식 증류기라는 정교한 기계로 증류할 때 불순물을 제거하고 얻은 순수 알코올을 희석시킨 것이다. 이때 알코올 도수가 85% 이상 올라가는데 물을 부어 20-35%로 농도를 낮춘다. 여기에 설탕 포도당 사카린 아미노산 등을 첨가한다.

 

쌀이 모자라던 1965년부터 정부는 증류식을 금하고 모두 희석식으로 대체했다. 그러다 1998년 소주시장이 개방되고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증류식 소주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소주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교적 독주에 속하는 소주를 너무 많이 마신다는 것과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5세 이상 국민 한 사람당 연간 소주 67.5병(360㎖기준), 맥주 248병, 위스키 1.8병을 마셨다. 1인당 순 알코올 소비량은 6.7ℓ로 세계 25위지만 독주 소비량은 4.5ℓ로 러시아, 리트비아, 루마니아에 이어 세계 4위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음주 피해가 큰 것이 고도주인 소주 중심의 소비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세수결함을 메꾸기 위해 소주세를 72%에서 90%로 올리는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야는 서민정서를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소주세가 오르면 소주값이 오를테고, 애궂은 서민들만 홧김에 소주를 더 마시지 않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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