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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영어마을 '열풍'

영어공부 열풍이 거세다. 학생은 물론 직장인도 영어를 못하면 행세하기 힘든 세상이다. 대학입시나 입사시험, 심지어 공무원시험에서도 토플이나 토익 성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유치원때부터 아예 영어로 수업하는 곳이 인기다.

 

또 해마다 영어연수 비용으로 7-8조원이 빠져 나가고 자녀의 조기유학을 위해 홀로 남은 기러기 아빠도 흔히 볼 수 있다. 부모의 빈부격차가 자녀의 영어실력 차이를 낳고 그것이 대물림되는 소위 영어격차(English Divide)도 위험수위에 달했다. 최근 KBS와 교수신문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 등 서울 5개대 인문사회과학 교수의 85%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 현대 등 재벌 2·3세들 역시 대부분 영어권에 유학을 다녀왔다. 물론 영어 하나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잣대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흐름속에 몇년전 영어 공용화가 고개를 들더니 이젠 영어 모국어론을 주장하는 사람마저 나오고 있다. 영어 공용화론자들은 세계에서 유통되는 정보와 지식의 80%가 영어이기 때문에 영어를 모르면 경쟁에서 탈락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더우기 인터넷의 발달로 실시간 생산되는 정보를 번역을 통해 안다는 것은 이미 늦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법령이나 공문서, 각종 서식 등에 영어와 한글을 병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부도 지난달 부산 인천 광양 등 경제특구와 제주도 국제자유도시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용화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영어가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언어이므로 열심히 배워야 하되 그것은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어를 모국어나 공용어로 쓰는 나라는 전세계 56개국에 8억명 정도다. 그중 선진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 지나지 않는다. 영어를 쓰는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파키스탄 등은 미국이나 영국의 식민지였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어쨌든 영어 열풍이 불면서 자치단체마다 영어마을 개설이 한창이다. 지난해 8월 경기도 안산에 영어마을이 들어서 성공을 거두자 서울 등 전국 40여개 자치단체가 영어마을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에서도 전주 기린초등학교에 초등 6년과 중학 1년을 대상으로 한 영어마을이 문을 열었다. 영어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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