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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병술년 새 아침에

2006년 병술년(丙戌年)은 열두 띠로 보아 ‘개’띠 해이다. 우리에게 일상화된 열두 띠가 서구 사람들에게는 낯선 문화로 여겨진다. 이 열두 띠의 유래는 최소 기원전 226년 경에서 최대 2205년까지 소급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신라 성덕왕릉이 축조된 736年 이전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열두 띠는 중동이나 인도등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기도 하지만 이를 십이생초(十二生肖)라고 부른 중국에서 발생하였다고 하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열두 띠는 다 아다시피 쥐띠(子), 소띠(丑), 범띠(寅), 토끼띠(卯), 용띠(辰), 뱀띠(巳), 말띠(午), 양띠(未), 원숭이띠(申), 닭띠(酉), 개띠(戌), 돼지띠(亥)의 순서로 되어 있다. 그 중 사람들에게 친숙하면서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가진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 ‘개’ 아닌가 싶다.

 

개는 사람을 잘 따르는 짐승이다. 가깝게는 오수지역에서 매년 열리는 ‘의견제’가 주인을 충성스럽게 따르던 개를 소재로 삼은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충성심은 우리 나라뿐 아니다. 일본 동경 교외의 시부야 전철역에 서 있는 동상이나 영국 등 서구에서 볼 수 있는 공원과 동상 등의 설립배경에서 개에 대한 고마움을 찾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것으로 보아 개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은 동서(東西)와 고금(古今)을 넘나들지 않나 싶다.

 

그런데 우리가 개에 대해서 갖는 감정은 호감만은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 역시 개를 돌먹이며 표현하는 것이 그 한 사례가 된다. 얼마전 방송작가가 “무지개와 무지 ‘개’의 차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물론 이 때 뒷 부분에 표현된 ‘개’는 짐승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어감은 욕설에 가까운 느낌으로 이해된다.

 

개가 사람들에게 애증(愛憎)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을 달리 생각해 보면 사람과 오래 살았다는 증거가 아닌가 한다. 사람과 고락(苦樂)을 같이하다 미운 정과 고운정이 다 들다 보니 그런 이중적인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

 

사람도 더불어 오래 지내다 보면 볼 것 못 볼 것 다 보면서 살게 된다. 그러면서 어찌 서로 애증(愛憎)이 교차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서로 끝을 볼 때까지 막 가는 식으로는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 해를 다시 시작하는 첫 날, 옆 사람에게 덕담(德談)을 건네는 것으로 아침을 열었으면 좋겠다. 좋은 일 있으시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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