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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근하신년(謹賀新年)

춘래불사춘(春萊不似春)이라 했던가. 분명히 을유(乙酉)년이 가고 병술(丙戌)년 새해가 시작됐는데 영 새해 기분이 나지 않는다. 70년만의 폭설 피해에다 시위 농민 사망 사건에 황우석 교수 논문 조작 파문까지 겹쳐 심란하게 보냈던 작년 세밑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더구나 신정 휴일이라고 해봤자 딱 하루인 것을 그나마 올해는 일요일에 빼앗겨버려 평소 주말과 다름없이 보내고 말았으니 해바뀜의 분위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

 

사실 새해를 맞았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인간이 달력을 만들어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 것 말고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날이 이어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은 하루하루가 자신에게 새롭고 뜻깊은 날이기를 희망한다. 산다는 것이 그렇거니와 아무 일 없이, 아무 생각 없이 세월을 보낸다는 것은 살아있으되 죽은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는 별 볼 일이 없더라도 별 일을 만들어가면서 바쁜 것처럼 살아 볼 일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엔드 월드 리포트'가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삶을 꾀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생을 바꿔 사는 50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단순화하라, 자극하라, 정리하라, 멋지게 살아라,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모습을 직시하라'가 5가지 큰 영역이며 한 영역마다 10가지씩의 방침이 제시돼있다. 단순화하라는 영역에는 무슨 일을 먼저 할 것인지를 정하라·명상하는 방법을 배워라가, 자극하라는 영역에는 뇌를 이용하라·놀이를 즐겨라가, 정리하라에서는 재정상태를 깨끗이 하라·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계획을 짜라 등이 세부 지침으로 제안됐다. 또 멋지게 살아라에서는 운동을 하라·충분히 자라가, 당신의 모습을 직시하라에서는 철학을 생활화하라·용서하라가 주요 지침으로 제시 됐다. 평소 익은 내용이지만 새해 벽두라서 그런지 새로운 느낌으로 와닿는다.

 

매양 추위 속에/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김종길 님의 '설날 아침에'라는 글이다. 근하신년(謹賀新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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