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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보수와 진보'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간 세상에서 어찌 이념 논쟁이 없을 수 있겠는가마는, 오늘날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수와 진보' 논쟁은 식상하다 못해 피곤할 정도다. 사실 국민들이야 진보든 보수든 잘 살게 해주는 정치를 갈망하고 있는데 정작 정치인들은 애꿎은 국민을 담보로 실체도 모호한 진보와 보수 논쟁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말 사전에 진보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으로,보수는 오랜 습관과 제도 방향 등을 소중히 여겨 그대로 지키는 것으로 뜻풀이를 하고 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두 단어 사이에는 대립할만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보수나 진보나 부정적 의미보다는 다같이 긍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회에서 보수는 낡아서 무조건 버려야 하는 것으로, 진보는 장래를 확실히 보장해주는 것으로 잘못 인식돼왔던 것이다.

 

'보수. 진보의 논쟁을 넘어서'의 저자 현승윤은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사상의 차이가 아니라 방법론의 차이일 뿐"이라면서 "어찌 보면 두 개의 상충되는 듯한 가치가 동시에 혼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회복지제도를 확충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를 하고, 이를 위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데는 반대를 한다면 그는 진보인가 보수인가"라고 반문을 했다.

 

싸우기 좋아하는 정치인들이 이제 보수와 진보 논쟁만으로는 싫증이 났는지 애매한 시비거리를 만들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진보도 그냥 진보가 아니라 합리적 진보, 중도적 진보, 신 진보, 혁신적 진보 등으로 분화를 하고 보수 또한 수구적 보수, 합리적 보수, 중도적 보수,신 보수,진보적 보수 등으로 분열을 한 것이다. 도대체 새로 태어난 이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쏭달쏭 하다.

 

최근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중심당'이 창당대회를 갖고 한국정당사에 등재를 했다. 심대평 대표는 대회사에서 "판을 뒤엎으려는 급진 개혁은 진보가 아니다. 기득권에 집착하는 수구도 보수가 아니다. 합리적 보수와 온건한 진보를 지향한다"며 당이 추구하는 이념을 천명했다. 그러나 현란한 수사(修辭)몇마디로 국민을 감동시킬 수는 없다. 말로만 국민중심당이고 실체는 지역당이라면 보수와 진보를 논하는 것조차 사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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