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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고신서경(告身署經)

최근 처음으로 실시되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화제다. 인사청문회는 정부고위관리의 인준을 위해 정책소신과 자질을 평가하는 청문회로서 지난 1988년말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청문회가 열린이래 국무위원임용에까지 확대되어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대통령의 파격적인 인사와 한나라당이 국회를 떠났다가 복귀하며 진행된 첫 국회활동이어서 지켜보는 이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적절한 견제방법중의 하나로 이를 통해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지위에 적합한 인물을 선정할 수 있으며,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회에서 대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도이고 우리도 이 제도를 수용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인사를 비롯한 각종 법안 및 국정에 관한 청문회는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이래 이미 매우 체계적이고 엄중하게 서경(署經:동의서명)이란 제도로서 존재하였다. 즉,고려시대에는 모든 관료가, 조선시대에는 5품 이하 관리에 대해 현재의 감사원기능을 갖는 대간(臺諫)의 고신서경(告身署經:관리임용동의)을 받아야만 관리로 임명될 수 있었다. 고신서경은 왕이 관리를 임명하면 관리 임용후보자에 대하여 친가와 외가의 4대조와 본인 자신의 지난 날의 행적을 조사하여 그 인물이 관직임용에 적합한지를 평가하고 부적합한 경우 이를 거절하면 관리가 될 수 없는 제도로서 현재의 청문회와 거의 동일한 제도였다.이 제도에 의해 고려시대에는 왕의 관리임명이 종종 고신서경을 못받아 무효가 되었고 조선시대에도 왕들의 가장 큰 불만이 서경을 거부하는 신하들과의 싸움이었다.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개인적 역량과 공직부서에 대한 적합성이 명확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왕권을 통제한 의미가 매우 컸다. 근래 5월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 선거로 지역정가에 만만치 않은 술렁임이 일고 있다.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비록 이같은 고신서경의 절차는 아니어도 유권자에게 철저한 검증과 확인을 받을 시점이 된 것이다. 특히, 유권자들은 과거 우리 선조들이 행하였던 이 같은 인사검증제도를 본받아 진실로 이 지역과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선량을 뽑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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