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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제사 축문 바꿔쓰기

제사 지낼 때에 읽는 글을 ‘축문’이라 한다.

 

알맹이도 모르고 한문만 떠받들던 지난날에는 축문도 으레 한문으로 된 것을 읽었다.

 

그런데 우리말과 한글이 대중화되고 보편화된 오늘날에도 한문으로 된 축문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생각해 보면 안타깝고 우스운 일이다.

 

한문으로 된 축문도 그 내용을 알고 보면 엄청난 것이 아니다. 제사를 받으시는 분에게 고하는 글로서, 술과 음식을 드릴 일이 있으면, 불쑥 음식만 내미는 것이 아니라 먼저 그 연유를 말하고 권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오늘은 무슨 날이라서 아무개가 어느 분을 위하여 이 음식과 술을 장만하였으니 많이 드십시오”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러니 이제부터 축문도 제사에 참석한 사람이면(제사를 받으시는 분까지도) 누구나 다 알 수 있도록 우리말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어 <아버지 제사> 에 쓰는 축문을 예시 해 본다.

 

“이제 서기 2008년 3월 5일에 맏아들 (김)길동은 아버지 (김)상수 어르신과 어머니 박순심 어르신께 삼가 아뢰옵니다. 해가 바뀌어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 두 어르신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이에 삼가 맑은 술과 갖은 음식을 받들어 올리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흠향하시옵소서”

 

여기서 말한 ‘서기 2008년 3월 5일’은 아버지 기일이며, 부모가 모두 돌아가시고 나면, 어느 분의 제사이든 두 분의 신위를 나란히 써 붙이고 함께 모시므로 어머니를 함께 언급했다.

 

그리고 아직도 어른들의 성명을 ‘상 자, 수 자’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여기서는 그 방법을 취하지 않았다. 또 신명(神明)이 제물을 받아서 먹는다는 뜻의 ‘흠향(歆饗)’은 너무 어려운 말이므로 일상의 표현대로 ‘많이 드시옵소서’로 바꿔 써도 되겠다.

 

사람마다 삶이 저마다 다를진대 축문도 사람에 따라 또한 집안에 따라 제각기 달리하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요는 삶의 참 모습이 녹아있는, 개성있는 축문이면 훌륭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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