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반대 4대강은 살려야…전북이 정신문화 중심 역할을
<< 재경전라북도도민회가 지난 17일 제6회 '자랑스런 전북인 상'수상자로 송월주 스님과 송삼석 모나미 회장을 선정했다. 이에 본보는 월주스님과 송 회장과의 대담자리를 마련하고 이를 두차례에 걸쳐 지면에 소개한다. >>
서울 구의동 영화사(永華寺)의 한켠에 자리잡은 회주(會主)실에서 송월주 스님(74)을 만났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자 영화사 회주인 월주 스님은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기자를 맞았다.
월주 스님은 올해의 '자랑스런 전북인상' 수상소식을 전해듣고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향을 떠나 출가위승으로 포교에 정진하고 사회참여도 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도민회 활동에 많은 기여를 하지 못했고 역할도 없었는데 이렇게 큰 상을 수상하게돼 부끄럽습니다"
월주 스님은 "출향인사가 고향에서 신뢰와 인정을 얻기가 어려운 게 일상사"라면서도 "고향 선후배들에게 그동안의 족적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회주실의 벽면에 월주 스님이 직접 쓴 '귀일심원 요익중생(歸一心源 饒益衆生·본래의 청정한 마음으로 돌아가 중생에게 풍요로운 이익을 준다)'이라는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불교계를 위해 수행과 포교에 주력하면서도 중생구제를 위해 과감히 사회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글귀이기도 하다.
그는 "불교에 귀의해 수행을 정진할수록 고통에 대한 해소와 극복을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키웠다"면서 "남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이타정신이 대승불교 정신이자 보살도정신"이라고 설명했다.
"교화를 위해 부처님교리만 전달하는게 능사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배고픔과 질병과 가난과 무학을 떨치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이후에나 심오한 교리가 소화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종교지도자라면 '고통부터 해결해줘라'는 의미를 각별히 되새겨야 합니다"
그는 "지난 80년대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국와 동남아 등을 순회한 적이 있는데 가는 곳마다 모든 종교단체가 복지사업과 교육사업에 매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당시만 해도 한국불교는 자기수행에만 치우쳤는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빈부격차 해소, 분단의 고통 해소, 환경오염과 파괴로 인한 고통 등을 해결하기 위해 NGO활동에 매달렸다"면서 "80년대 말부터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 경실련, 우리민족살리기운동, 불교인권위 발족 등에 적극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IMF경제환란당시 민간차원에서 시작된 NGO인 '함께 일하는 재단' 이사장을 맡아 실업문제 해결에 주력했고, 최근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 빈곤국가를 돕겠다는 생각에 국제구호단체인 '지구촌공생회'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갈등해소를 통해 국민화합을 이루어 내려면 자비의 실천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는 "승속을 떠나 사회활동가로 살아왔다"면서 깨달음의 사회화운동은 '중생을 위해 살아라'는 의미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할말은 하는 종교지도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대운하는 반대하지만 4대강은 살려야 한다"면서 "북한 지원과 관련해서도 그동안 북한을 오고가며 북한의 실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퍼주기식지원'은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전북사람들은 긍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은 유구한 역사와 예술적인 깊이를 품에 안고 있습니다. 또 전북사람들은 전통문화 예술을 발전시켜왔고 윤리적인 미풍양속도 보존했습니다. 예술문화를 창조한 곳이 다름아닌 전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화가 뒤졌다는 이유로 이제는 다른 지역에 끌려다니는 것같아 답답한 심정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제 전북사람들은 독자적인 중심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는 "전북이 지역감정 해소와 상생정신으로 주도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정신문화의 중심이자, 또다른 상생과 통합의 허브역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최근에 사회원로들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문을 전달했다"면서 "사회통합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과 정책마련, 부정부패 추방, 퇴폐적 향락문화 추방, 공교육 내실화로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것, 국민의 준법정신 제고, 국한문 혼용 등이 주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 송월주 스님은
정읍 산외에서 태어난 송월주 스님의 법호는 태공(太空)이며, 속명은 송현섭이다. 정읍농고와 화엄사불교전문강원 대교과를 거쳐 동국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했으며, 원광대에서 명예철학박사를 받았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4년 불도의 길에 들어섰으며, 법주사에서 금오대선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1961년 왜색불교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불교정화운동을 통해 금산사 주지에 부임했다. 1980년 제17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올랐다. 불교자주화 운동을 펼치면서 10∂27법난 등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지난 1994년 28대 총무원장에 다시 올랐다. '깨달음의 사회화'를 위해 불교의 사회참여에 적극 관심을 갖고 1980년대 후반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에서 공동대표 또는 이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6년까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아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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