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비빔밥 못지 않은 푸짐한 맛 '황등비빔밥'
지난주 금요일 뜻 밖의 전화가 걸려 왔다.
"갑자기 전화드려서 죄송해요. 저희 지금 익산터미널입니다."
평소 온라인에서 친하게 지내던 블로그 이웃들이 익산을 찾은 것이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귀한 손님들이라 하던 일을 멈추고 한걸음에 달려 갔다.
"군산에 갈까 망설이다가 쉐비체어님도 뵐 겸 익산으로 왔습니다."
진즉부터 군산의 근대 문화유산에 관심을 보여 온 이웃들이 군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짬뽕 투어'도 마다하고 익산을 방문한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어디를 안내하지?' 딱히 익산에서 보여줄 만한 맛집이 떠오르지 않아 망설이고 있는데, 이웃들이 먼저 "블로그에서 본 황등시장에 가고 싶습니다"라고 소매를 잡아 끈다. '아, 황등시장….'
문화적 인프라가 부실해 시나브로 공동화된 익산 원도심과 달리 황등시장은 맛집이 잘 보존되어 있다.
황등비빔밥으로 유명한 이곳은 석재산업이 여전히 건재하고 원광대를 등지고 있는 까닭에 점심엔 외부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된다. 이런 이유로 소고기를 재료로 한 음식들도 명맥을 잇고 있다.
전주비빔밥이나 진주비빔밥 못지않게 매력적인 황등비빔밥은 1960년대 중반 문을 연 '진미식당'과 선지국밥이 일품인 '시장비빔밥', 비빔밥보다 갈비전골로 더 유명해진 '한일식당'이 있다. 세 집 모두 황등비빔밥의 대표라 자부하지만, 운영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갈비전골만 없을 뿐 원조라 불리는 '진미식당'은 메뉴가 가장 다양하다. 선지국밥이 백미인 '시장비빔밥'은 육회를 취급하지 않으며, 오후 3시에 문을 닫는다. '한일식당'은 육회비빔밥과 육회, 갈비전골이 메뉴의 전부다.
몇 해 전부터 지역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분도정육점'(분도생고기)도 있다.
황등시장에서 20년 넘게 정육점을 운영하다 6∼7년 전부터 식당을 겸하는 곳으로, 정육점 한 켠에서 단골들에게 육회와 소고기구이를 조금씩 팔던 게 입소문이 나면서 시쳇말로 '일이 커진' 곳이다. 주인장이 그날그날 알아서 썰어 주는 모듬구이와 감아 올린 스파게티 면발을 연상시키는 육회가 '압권'이다.
그러나 주인장의 칼 솜씨나 신선한 소고기만으로 명소가 될 수는 없는 법. 간·천엽 등 신선한 부산물과 선지국, 그리고 집 반찬 같은 곁 음식이 바탕을 단단히 떠받치고, 고기를 먹는 손님에 한해 '분도식' 비빔밥을 선보인다. 저렴한 가격(2000원)도 가격이지만, 먹어 본 사람마다 '육회가 들어 있지 않은 비빔밥이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다'며 탄성을 지른다. 참고로 황등장은 5일, 10일 열린다.
▲ 시장비빔밥(육회비빔밥 7000원, 선지국밥 5000원, 순대국밥 6000원)
위치: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902-1 부근(황등시장 주차장), 전화번호: 063-858-6051
▲ 진미식당(육회비빔밥 7000원, 육회무침·수육 2만 원∼3만 원, 보신탕 1만 원∼1만2000원, 진미국밥 5000원)
위치: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902, 전화번호: 063-856-4422
▲ 한일식당(갈비전골 2만2000원/1인분, 육회비빔밥 7000원)
위치: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1015, 전화번호 063-856-4471
▲ 분도정육점(구이·육회 각 2만 원/200g, 갈비탕 8000원, 육회비빔밥 7000원)
위치: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902-1, 전화번호: 063-858-6467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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