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결과가 발표되자 전북 지역에는 선거를 벌써 다 치른 것 같은 썰렁함이 감돌고 있다. 4·11 총선은 이미 결정된 사실을 확인하는 요식행위처럼 인식되고 있다. 전북의 저발전은 이와 같이 정체된 지역정치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민주당은 전북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호남의 지지가 민주 정부 10년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역 주민과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도 안겨주었다. 이번에도 공천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좌절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받은 주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려면 그럴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지금보다 더 민주적이고 능력을 갖춘 동시에 지역에 책임지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지역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비정규직과 여성노동자, 시장상인들과 실업자들, 젊은이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여, 과거의 민주당으로부터 환골탈태하도록 채찍질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서 전북의 유권자들은 다른 정당들이 민주당에 도전하고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일당지배를 유지하는 패권정당은 도전받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정당간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만 주민들을 두려워한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노력한 민주당의 과거는 인정하지만, 민주당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투표방식은 더 이상 지역의 미래와 국가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현 정부를 심판하고, 위축된 시민의 자유를 회복하며, 정부정책에 반대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 투표해야 한다. 또 재벌과 기득권층만을 고려하는 경제 정책에 의해 배제되고 박탈당한 서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복지정책에 투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동안 복지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던 민주당에 투표하지 않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나아가 이 지역에 책임지는 정당이 뿌리 내리도록 독려하는 전략적 투표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물론 지금의 여당인 새누리당은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IMF를 초래하고, 민생파탄을 가져왔으며, 부자들을 편애하고, 한·미FTA를 발효시켜 이 지역 농가들의 생존을 위협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전북에 야당을 만들어 호남의 정치지형에 경쟁적 정당체제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민주당보다 더 혁신적이고 복지에 더 적극적인 정당들이 민주당 패권에 도전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 표는 지역구의 진보 정당 후보들에게, 비례대표 선거는 진보 정당에 투표 필요가 있다. 그것이 민주당을 가열차게 담금질하는 길이고, 지역에 야당의 뿌리를 내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전략적 투표로 지역의 정치지형을 넓게 만들고 그 안에서 혁신과 진보와 민생을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지역에서 민주당과 진보 정당의 경쟁적 정당체제가 자리를 잡게 되면, 민주당이 더 민주적이고 서민적인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투표로 민주당에 채찍을 가한다면, 그 것은 민주당을 위해서 그리고 호남과 국가를 위해서 현재로써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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