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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논문표절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이 물러났다. 2010년 8월, 대통령으로 선출된 지 1년 7개월만이다. 슈미트 대통령은 지난 2일, 의회에 출석해 사의를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국가 통합을 대표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나는 분열의 상징이 되었다"며"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분열의 중심에 '논문표절 논란'이 있다. 슈미트 대통령은 1992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이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모교인 젬멜와이스 대학교는 슈미트 논문의 상당 부분이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고 판단, 박사 학위 박탈을 결정했다. 곧바로 사임요구가 불거졌지만 슈미트는 "표절 문제와 (대통령직) 사임에는 관련성이 없다"며 사임을 거부했었다.

 

지난해 독일에서도 논문표절로 사임한 정치인이 있다. 미래의 총리감으로 촉망받던 칼-테오도르 주 구텐베르크 국방장관이다. 논문 표절 의혹은 한 교수가 그 논문의 서평을 쓰기 위해 검색하다가 인용도 없이 그대로 '따다 붙인' 많은 부분을 발견하면서 불거졌다. 논문은 서문마저 몇 단락을 통째로 끌어다 썼다는 의혹까지 더해졌지만 그는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라거나 "항상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버텼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나섰다. 그의 이름을 따 '구텐플라크 위키'(GuttenPlag Wiki)를 개설하고 논문 검증을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표절로 드러나면서 인터넷에서는 사임 촉구 서명이 이어졌다. 독일 의회는 구텐베르크가 의회 규칙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고, 바이로이트대학도 박사학위를 취소했다. 사임 회견에서 그는 "내 힘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 표절논문은 2007년도 최우수 논문으로 평가 받았었다.

 

새누리당 후보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문대성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이 뜨겁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IOC 위원인 그의 논문 표절 의혹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한다. 18일에는 표절의혹과 관련해 자진탈당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던 그가 탈당하지 않겠다는 회견을 했다.'왜 탈당하지 않느냐'는 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왜 나한테만 그러느냐'고 되물었단다.

 

표절(剽竊)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다.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니 '도둑질'에 다름 아니다. 하지 않은 '도둑질'을 뒤집어썼으면 참으로 억울할 일일텐데,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고 부르대는 것을 보니 도둑질을 하기는 했다는 말이 아닌가 싶다. 다음 회견의 내용이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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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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