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8 19:06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위그선

위그선은 바다 위 1∼5m 고도에서 시속 200㎞에 달하는 고속 선박을 말한다. 러시아가 1960년대부터 군사용으로 소형 위그선을 개발했다고 하지만 현재 미국과 독일 등 기술 선진국에서도 상용화할 만한 위그선을 만들지는 못했다. 초고속에 따른 안전이 담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다의 KTX'로 불리는 위그선은 수면 1∼5m 공중에서 날기 때문에 연료 소비도 일반 선박 대비 3분의 1도 안된다. 위그선은 국내 시장만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잠정 예상되는 대형 기술이다. 정부는 물론 충남과 경남 등 해안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위그선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3년 전 군산에도 윙십중공업이 위그선을 제작하겠다며 입주했다. 윙십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50인승 위그선을 만들어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윙쉽중공업이 50인승급 위그선을 만들어 군산에서 진수식을 가진 것이 지난 2011년 10월이었다. 50인승 위그선을 제작해 진수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했다. 다른 지역은 5∼8인승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경남 사천 앞바다에서 추락한 위그선도 소형이다. 윙쉽의 50인승급 위그선 기술력은 최고 수준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오션익스프레스는 지난 2011년 2월 위그선을 이용한 여객운송 사업 면허(조건부)를 내고 군산에서 제주를 오가는 사업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위그선 사업은 이상하게 돌아갔다. 윙쉽중공업측은 자본력 부족을 내세워 도민들이 투자해 줄 것을 바랐다. 50인승 위그선이 제대로 수면에 떠서 안전하게 비행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기술력만 내세웠다. 도민들은 신기술에 대한 투자 전문가도 아니다. 기술력만 알려졌을 뿐 해당 기술이 적용돼 생산된 제품의 완성도에 대한 정보나 완제품을 직접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투자하기란 난감한 일이다. 군산∼제주간 위그선 사업자가 선정되고 취항에 따른 행정 업무가 진행됐지만 실패했다. 정작 안전성이 담보된 위그선이 없는데다 위그선이 이수·착수할 계류시설 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안전인증도 획득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여객선박으로 등록도 안됐다. 군산항만청은 최근 오션익스프레스가 위그선 취항을 위해 취득했던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를 반납함에 따라 이 면허를 취소했다. 위그선은 성공해야 할 좋은 사업 아이템이다. 하지만 고속 비행에 따른 선체와 여객의 안전성이 인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헛물을 켜도 너무 켰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재호 jhkim@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