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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前 검찰총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얼마 전 전주 일원에 머물다 간 것으로 전해진다. 지인들과 어울려 골프 라운딩도 했다는 말이 들린다. 어찌됐든 시끄러운 난장판의 중심에서 벗어난 그로서는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것이다.

 

채동욱은 부친이 군산 출신이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세종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그의 학창시절 부친은 아침 5시가 되면 어김없이 아들을 깨웠고, 그는 찬물에 세수하고 꼬박 2시간 아침공부를 하고 등교했다. 토요일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며 공부 스트레스를 풀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채동욱은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 검사가 됐다.

 

검사 채동욱은 굵직한 사건에서 밀리지 않는 면모를 보여왔다.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12·12사건과 5·18사건에 참여했다. 2003년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을 수사, 정대철 민주당 대표를 구속했고, 김운용 IOC 부위원장의 체육기금 횡령사건도 파헤쳤다. 2006년 현대차 비자금사건 수사를 맡아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고,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고발사건에서는 허태학 사장을 기소했다.

 

2013년 4월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채동욱은 한상대 전 총장 사퇴를 전후하여 땅에 떨어진 검찰의 위상 찾기에 노력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대검중수부 현판을 내리고 검찰개혁심의회를 출범시켰다.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팀을 구성, 대대적인 환수작업을 벌였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기소했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건 등 그는 세상의 온갖 부정부패를 남김없이 찾아내 단죄할 기세였다.

 

하지만 채동욱은 어찌보면 싱겁게 낙마했다. 난데없이 혼외자 의혹이 제기됐고, 그는 권력에 밀려 사퇴했다.

 

그런데 채동욱 낙마에는 추악한 음모가 있었다. 검찰 수사에서 서울 서초구청 조이제 행정지원국장이 채동욱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 개인정보를 빼낸 뒤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청와대는 4일 조행정관을 직위해제하면서 “조행정관이 중앙부처 공무원 김모씨 요청을 받고 조국장에게 부탁한 것”이라며 더 이상의 청와대 관련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이 수사 속도를 낼 것이지만 어쩐지 ‘세상의 거악을 모두 제거하겠다’던 채동욱을 쳐낸 진짜 배후가 밝혀질까 싶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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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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