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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음위(陽奉陰違)

요즘 한반도 안팎이 요란스럽다. 역사를 뒤돌아봐도 열강의 틈바구니에 낀 한반도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일제시대, 6·25전쟁, 분단이 고착화된 현대에 이르기까지 항상 긴장이 감돌고 있다.

 

38선 총격사건, 도끼만행사건, 땅굴사건 등이 북핵문제로 한층 얼어붙었다. 햇볕정책을 계기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잇따라 김정일 위원장과 남북 정상 회담을 하는 등 온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명박 정권 이후 연평도 해전, 개성공단 갈등 등 남북 사이는 다시 꽁꽁 얼었다.

 

남북 사이에 해빙 조짐이 없는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대한민국 사회도 덩달아 이념적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종북’ ‘종북몰이’다.

 

상식적으로,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북’은 납득할 수 없는 행위다. 정권이 ‘종북몰이’를 한다는 비판적 주장이 있는데, 실제 종북하는 자나 세력이 있다면 국가 안위를 책임지는 정권, 안보책임기관 등에서 모른 채 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이 같은 민족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의 주적이다. 같은 민족에 대한 동질감과 사랑은 인간적으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남북의 현실에서는 넘어서면 안 되는 ‘선’이 분명히 존재한다. 재판이 진행 중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도 그 선에 대한 문제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 자체가 어찌보면 이념으로 갈라진 우리 사회의 비극적 단면이다.

 

북한은 9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자리에서 출당 제명, 세상을 놀라게 했다. 장성택은 회의 현장에서 보안원에 의해 체포된 뒤 끌려나갔다. 북한은 그가 반당 반혁명 종파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양봉음위한 파렴치한 인물이라며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내쳤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까지 북한 최고 권력자를 3대에 걸쳐 보위한 장성택이 하루 아침에 비참하게 몰락한 것이다.

 

우리는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기 의원 사건과 갑작스럽게 몰락한 북한 권력자 장성택 숙청사건의 진실을 확실히 알지 못한다. 이석기 사건은 재판중이고, 장성택 사건은 북한 당국의 발표만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실 적과 대치하는 인간사회에서 양봉음위(陽奉陰違), 구밀복검(口蜜腹劍)하는 인물과 세력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신뢰가 중요하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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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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