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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과 J프로젝트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큰 판 한번 벌여보자.”며 애정과 관심을 나타냈던 사업이 전남의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다. 해남과 영암의 바다를 막아 전남 서부권에 대규모 관광시설을 건설, 동북아 관광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전북의 새만금처럼 J프로젝트는 전남의 최대 역점 사업이다.

 

이 사업이 지난 13일 기공식을 가졌다. 총 면적 33.9㎢(1026만평)에 1조1037억 원을 투입, 2025년까지 친환경 해양관광 레저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호텔 등 휴양 숙박시설과 남도음식문화촌, 컨벤션센터, 워터파크, 마리나시설, 골프장과 빌라, 레저 주택, 시니어 빌리지 등이 들어선다.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면 1만8300여 명(7320가구)이 상주하게 된다.

 

J프로젝트는 불행하게도 새만금사업과 무척 닮아 있다. 간척사업이라는 점, 해양관광 레저도시라는 콘셉트, 동북아 거점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비전, 중국과 가까워 중국 내륙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겠다는 구상, 전북과 전남 두 지역의 최대 역점사업이라는 점 등이 같다. 향후 숙제가 민자유치라는 점도 같다. 개발내용이 상당 부분 겹쳐 있어 경쟁이 불보듯 뻔하다.

 

1991년 착공된 새만금사업은 22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지금과 같은 공사 진척도로는 2020년 완공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대통령 5명을 거친 사업의 진도가 이 모양이다. 새만금사업과 비슷한 시기에 착공된 중국 상해의 푸동(浦東)지구는 이미 10년 전에 세계 500대 기업중 108개 기업의 투자를 끌어냈다. 외자 기업체 숫자만 6887개에 달한다. 한때 푸동 경제특구를 부러워 했던 새만금은 이제 J프로젝트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J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동북아시아의 관광거점이 될 것, 세계가 주목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새만금의 질투를 의식한 것일까. 정 총리는 다음날 새만금에 들러서도 “새만금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한국 경제부흥의 전략기지’로 개발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립서비스? 그렇게만 된다면 오죽이나 좋을까마는 하도 많이 속아서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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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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