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세상과 소통해온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플래닛 비보이)로 제작되면서 더 널리 알려졌다. 라스트포원은 모든 비보이들의 우상이 되었지만 2009년, 전속되어 있던 기획사가 파산하면서 현실은 고단해졌고, 미래는 암울했다. 불안한 하루하루를 맨손으로 버티면서 갈등과 고뇌는 깊어졌다. 그러나 연습실이 없어 더부살이로 전전하면서도 춤으로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의지와 꿈을 버리지 않았다. 이들이 만든 춤과 음악은 아주 서서히 생명을 얻기 시작했다. 떠났던 멤버가 다시 돌아오고 비보이 춤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멤버가 새 자리를 채웠다.
어느사이에 20대와 30대가 된 라스트포원의 여덟 명 비보이들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시대를 읽어내는 춤, 희망과 위안을 주는 춤을 만들어 대중들을 만나고 싶었다. 라스트포원의 리더인 조성국은 ‘이제 길이 조금씩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추석 연휴, 비보가 전해졌다. 멤버 최선우의 사망 소식이었다. 그는 지난 7일 고향집을 찾았다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라스트포원 주니어로 활동하다 군 입대를 한 그는 지난 봄, 제대하자마자 라스트포원에 합류했다. ‘3년 동안 춤을 출 수 없는 일상이 너무 힘들었다’는 그는 춤에 일상을 걸었다. 20대 후반, 춤을 추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비트가 강하고 빠른 음악을 즐겼던 춤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춤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던 그가 무대로 관객을 다시 만난 지 5개월. 오랜 기다림으로 만난 무대는 생애만큼이나 짧았다.
사실 그의 이름은 낯설다. 스타들의 온갖 일상에 매스컴이 주목하는 시대지만 무대에서 빛났던 한 비보이의 사망소식은 지인의 블로그로 간신히 만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영원한 라스트포원,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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