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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긍심

언제부턴가 도민들이 왜소해졌다는 말이 들린다. 상당수가 경기 침체로 힘들지만 그 보다는 자신감을 잃은 게 더 문제인 것 같다. 지역에 돈도 없다. 먹고 살기가 팍팍해졌다. 예전에는 도민들이 정권한테 불이익을 받으면 그냥 있질 않았다. 불처럼 일어나 도민들의 의사를 표현했다. 막히고 맺힌 것을 스스로 뚫고 해결했다. 하지만 지금은 장차관 하나 없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서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항변하는 사람조차 없다. 왜 이렇게 전북이 쪼그라 졌을까.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내부의 적이 크다. 바로 패배주의와 자기비하적 사고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지역이 소외된 탓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도민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게 더 걱정스럽다. 차츰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한마디로 도민들이 전북인으로서 자긍심을 잃어버린 걸 지적할 수 있다. 자긍심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이해하며 스스로에게 긍지를 갖는 마음을 뜻한다. 전북인이란 걸 자랑스러워해야 하지만 그렇게 못해 애석하다. 과거에는 도민들한테 자긍심을 심어주려고 심지어 관에서 관변단체까지 만들어 나선 적이 있었지만 별반 성과는 못 올렸다. 지난 8년 전북은 정권으로부터 소외돼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경제가 어렵게 돌아가면서 도민들의 의식수준도 뒷걸음질 쳤다. 응집력도 떨어졌다. 보자기 찧는 일도 많았다.

 

최근 국립대 총장을 역임하신 원로 한분이 너무 도민들이 자긍심을 잃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학에서 특강을 했지만 젊은 대학생들도 자긍심을 못 갖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까웠다고 전한다. 일례로 전북대는 예전의 전북대가 아니다. 학교위상이 사뭇 달라졌다. 하지만 그 구성원들이 명문대를 다닌다는 자긍심을 못 느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마음가짐이 그래서 중요하다. 전북대가 SKY대학 못지 않은 대학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는 것. 그게 긍지다. 자긍심을 갖는 사람은 항상 용기가 있다. 무슨 일이든 두려워하지 않는다. 강인한 도전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지금까지는 네 탓 공방만 일삼았지만 앞으로는 내 탓으로 돌리고 깨어 있는 도민이 되었으면 한다. 도민들도 정권에 대해 잘한 것은 잘했다고 박수쳐주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새해에는 도민들도 이남호 신임 총장이 취임한 전북대가 인접 충남 전남대 경북대 등을 크게 앞질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자긍심을 회복했으면 한다. 도민들이 자긍심을 되찾아야 전북의 미래가 열린다.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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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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