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사랑과 죽음을 다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탄탄한 배급망을 통해 누적관객수가 150만명을 넘어섰다. 2009년 영화 ‘워낭소리’ 이후 독립영화로서 최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호스피스 병동을 소재로 한 다큐 영화 ‘목숨’도 개봉 11일만에 3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말기 암환자들의 애틋한 가족 사랑을 통해 가족 해체시대에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반면 흥행과는 무관하지만 한국 교회의 민낯을 드러낸 다큐 영화 ‘쿼바디스’도 기독교계에 적지 않은 파문을 던져주고 있다. 십계 벤허 등과 더불어 불후의 기독교 명화로 꼽히는 할리우드 영화 ‘쿼바디스’와 동명 영화이지만 내용은 전혀 딴판이다.
로버트 테일러와 데보라 카가 열연한 영화 쿼바디스는 네로 황제의 무자비한 기독교 탄압을 피해 로마를 떠나는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가 환상 가운데 십자가를 지고 로마로 향하는 예수님을 만나자 묻는 물음이 “쿼바디스(quo vadis,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였다. 이에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네가 내 양들을 버리고 가니 내가 다시 한 번 십자가에 못 박히러 간다”고 말한다. 그러자 베드로는 다시 로마로 돌아가 그리스도를 증거하다 십자가에 거꾸로 순교를 당한다.
다큐 영화 ‘쿼바디스’는 양떼들은 뒷전인 한국 교회 목회자들을 향한 경고 메시지다. 한국 교회에 만연한 부정과 부패, 비리를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수천억을 들여 지은 초대형 교회와 내부 분쟁, 유명 목사들의 탈세와 배임 성범죄와 교회세습 등 언제부터인지 한국 교회내 팽배한 맘몬주의와 초대형 교회 목사들의 탐욕과 타락 성장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사실 대다수의 목회자들은 최저 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사례를 받으며 십자가의 길을 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초대형 교회의 법적 조치 압박과 일부 기독교 단체의 영화 상영중단 요구로 쿼바디스는 상영관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을 비롯 전국 10여 곳에서 개봉됐다. 입소문을 타고 벌써 만명 가까이 영화관을 찾았다. 온라인상 반응도 뜨거워지면서 포털 영화 사이트에선 네티즌 평점, 관객 평점이 9점대를 넘어서는 호평을 받고 있다.
“교회는 점점 커졌고 예수는 점점 작아졌다. 아버지 목사가 교회의 주인이고 아들 목사가 다음 주인이다. 모두 탐욕에 눈이 멀었고 이 땅에서 예수를 죽여버렸다” 고(故) 옥한음 목사의 질타가 한국교회에 뇌성처럼 울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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