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들 트로이카의 정치적 명운이 엇갈리고 있다. 정동영은 2007년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 후 민주당을 탈당, 전주덕진 재선거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19대 때 강남 을에서 다시 낙선한 뒤 이번 4·29 재보선을 앞두고 다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관악 을에 출사표를 냈지만 3위에 그치고 말았다. 더구나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긴 야권분열의 책임까지 떠안게 돼 정치적 입지가 바늘 꽂을 곳보다도 좁아졌다.
4선 관록의 천정배 역시 19대 총선 때 서울 송파 을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렇지만 이번 4·29 재보선에서 호남정치의 부활을 내걸고 새정연을 탈당해 광주 서구 을에서 무소속으로 5선 고지에 올랐다. 그는 호남 정치권의 중심으로 급부상하면서 내친김에 내년 총선 때 호남 전 지역 공천을 호언하고 있다. 그에게 DJ이후 정치적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신기남은 강서 갑에서 내리 3선을 했지만 18대 때 안방을 내줬다가 19대 때 권토중래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여전히 중진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 3인방 가운데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정동영이지만 지금은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관악 을에서 정치적 부활을 꿈꿨으나 패착을 한데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하면서 국민모임의 추동력마저 잃었다. 전주 덕진에서 마지막 재기를 노릴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잃어버린 명분과 민심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석(素石) 이후 전북의 정치적 재목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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