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판이 태풍권에 휩싸였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정가를 강타했다. 경남 도청에 앉아 있던 홍준표 지사, 서울 삼청동 청와대 아랫집 국무총리 공관에 머물던 이완구 전 총리를 덮쳤다. 태풍은 끝내 이완구 의원을 국무총리 자리에서 끌어내렸고, 검찰은 8인의 성완종 리스트 가운데 홍준표 지사를 소환 조사한 뒤 일단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번 주 중 이완구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검사 옷을 벗고 정계에 진출, 지난 20년 동안 원내대표와 대선후보 경선 출마, 경남도지사 당선 등 화려한 정치 이력을 써 온 막강 실력자다.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도정에 복귀한 그는 1억 원에 양심을 팔만큼 타락하지 않았다며 성완종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도 역시 3000만원 수수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들이 끝까지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결정적 증거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동안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과거 행적을 조사, 복원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홍준표, 이완구 등과의 관련성을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정치인들은 조선시대 표현대로 하면 선비이자 양반이다. 신언서판을 갖춘, 양심과 학식, 사리판단 능력을 두루 갖춘 인격체다. 그러나 신언서판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다.
사상의학을 정립한 조선말 의학자 이제마는 사상체질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생활, 행동거지를 오랫동안 수차례 관찰하고 점검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했다. 제 아무리 언변좋고 번지르르 해도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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