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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깃발

4·13 총선이 절묘했다. 황금분할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일당 독주체제에 취해 있던 더민주당을 따끔하게 혼 내줬다. 그간 20년간이나 지역 정서의 높은 벽에 가려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던 새누리에 기회를 안겼다. 도민들은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모처럼만에 선택을 잘했다. 혼낼 것은 따끔하게 혼내주고 열심히 하겠다는 새누리당 한테는 기회를 잘줬다. 도민들은 국민의당이 썩 마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더민주당의 대안이라는 믿음으로 7석을 주었다. 7대 2대 1. 의미 심장한 비율이다. 국민의당에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더민주당 한테는 절치부심(切齒腐心)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새누리당 한테는 열심히 잘하면 더 밀어주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전북은 지역발전을 가져올 물실호기(勿失好機)를 맞았다. 19대까지만 해도 더민주당이 단독으로 지역을 이끌다 보니까 자만심에 빠져 국가예산 확보는 물론 많은 부분에서 전북 몫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20대는 3각 경쟁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에 서로가 지역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쳐 나갈 것이다. 도 당국도 예전에는 의지할 곳이 더민주당 한곳이었지만 지금부터는 국민의당 새누리당까지 3곳이나 있어 송하진 도지사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지게 됐다. 특히 새누리당 정운천 당선자가 적극적으로 국가예산이나 현안문제를 챙길 전망이어서 더 힘을 얻을 것이다. 송지사도 당적이 더민주당이지만 도정을 3각 협치(協治) 방식으로 운영해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선거를 통해 전북 발전의 전기는 일단 마련됐으나 아직도 지역내 리더 그룹들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게 문제다. 새로운 시대가 열린 만큼 기득권 세력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내려 놓을 일이 있으면 과감하게 내려 놓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소통이 잘돼 지역이 발전한다. 그간 지역사회가 특정단체와 집단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까 동력이 떨어져 축 처진 느낌을 받아왔다. 농업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대외 교류가 활발하지 못한 점이 악재였다. 나이가 벼슬이란 말이 있지만 60살 넘어도 물당번도 제대로 못하는 사회라면 문제가 있는 것. 고령사회로 갈수록 지역내 리더그룹의 나이가 많아진다. 80세가 넘어도 40·50대 못지 않은 열정과 정열을 가진 분이 있는 반면 젊은이들이 오히려 나이 드신 어른들 흉내나 내는 사람도 있다.

 

어른들은 젊은피가 대거 수혈되도록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계모임 마냥 진입장벽을 높게 쳐서 끼리끼리 해 먹으려고 한다는 인상을 풍겨선 곤란하다. 지금은 통섭과 융합의 시대인 만큼 어른들은 경륜을 바탕으로 젊은층을 밀어줘 젊은층이 에너지를 역동적으로 분출토록 해야 한다. 총선을 통해 새로운 정치질서가 형성됐기 때문에 노 장 청이 조화를 이루도록 그에 걸맞는 내적 인프라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젠 낡은 깃발은 내리고 새로운 깃발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애향(愛鄕)도 잘된다.    

백성일 상무이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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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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