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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마케팅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인기가 없었지만 퇴임 후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직 대통령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는 1981년 퇴임 후 고향 조지아주로 돌아가 세계 평화의 전도사로, 집 없고 헐벗은 사람들의 후원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며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재임 때보다 더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처음부터 전직 대통령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우스갯말이 나왔다.

 

카터는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중요한 정책을 폈다. 취임 후 계속해서 도덕정치를 내세웠던 카터는 한국의 인권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로 한 때 박정희 정부와 불편한 관계로 지냈다. 제1차 북핵위기 당시인 1994년 미국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북한을 방문,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갖고 교착상태이던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도 했다. 퇴임 후 해비타트에서 펼치는 사랑의 집짓기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카터는 2001년 한국을 방문, 군산 등에 집을 짓기도 했다.

 

전북대가 카터의 이런 국제적 명성과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 속에 이를 활용한 대학 마케팅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대는 올해부터 카터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지미카터 국제학부’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전북대의 카터 국제학부 설치는 작은 인연이 계기가 됐다. 전북대 국제개발협력 창의인재양성사업단이 지난해 카터센터를 방문, 카터 전 대통령과 간담회를 갖게 된 게 출발점이었다. 카터는 사업단 학생 50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남북분단 상황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평소 관심을 표명했고, 세계적 수준의 관련 전문 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요청한 전북대에 협조를 약속하면서 이뤄졌다고 한다.

 

전북대는 ‘인권과 평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비정부기구인 카터센터와 손을 잡은 것만으로 대학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며칠 전 카터센터 실무자들이 전북대를 방문, 학부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발전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대학측은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저개발 국가 농업기술을 지원하는 카터센터의 활동에 참여하고, 한반도평화 교양과목을 신설해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내년 개교 70주년에 맞춰 카터 전 대통령을 직접 대학에 초청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대규모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가질 계획이란다. 카터 미국 전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가 없었던 전북대가 작은 인연을 씨앗 삼아 대학의 위상을 높일 계기로 삼으려는 발상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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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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