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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역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산교육장이 되고 있다. 재단설립 과정, 승마, 대학입학 특례, 대통령 연설문 작성, 예산편성 과정, 탄핵절차, 줄기세포, 청와대 구조까지 관심을 갖게 하면서다.

 

상식을 넓혀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라나. 상식적이지 않는, 결코 풀릴 것 같지 않은 문제들도 비선만 통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런 별천지 세상에도 전북이나 전북인은 없는 것 같다. 전북승마협회장이 유탄을 맞았다거나, 전북 출신 중 재단 이사로 ‘꼽사리’하나 낀 정도만 알려져 있다. 아쉬워해야 하나 다행이라야 하나.

 

이 사태의 와중에서 적어도 삼성그룹을 다시 알 수 있었던 것은 수확인 것 같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했고, 승마협회 회장사라는 명분으로 최순실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에 35억원을 내놓았다. 대통령 측근들도 잘 몰랐다는 비선 실세를 일찍이 간파한 삼성의 정보력에 감탄해야 하나. 그런 정보들을 일찍이 국민들에게 알렸다면 최소한 이런 혼란 상황은 막았을 텐데 안타까워해야 하나. 정경유착의 선봉에 설 수 있는 기회와 고급 정보를 바꾸길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뒤집어보면 삼성이 전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만금투자 MOU가 왜 체결됐으며, 사실상 MOU를 거둬들이면서 아무런 사과 한마디 들을 수 없었던 행간도 여기서 읽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시절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한 제스처였을 뿐이었던 셈이다. 지금에 와서 ‘최순실’도 없는 전북을 위해 회사의 미래를 걸 필요성은 더더욱 못 느낄 것이다.

 

삼성이 그동안 통틀어 전북에 도움을 준 것이라면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립 때 60억원을 지원한 정도다. 초대 전북 민선 도지사의 유종근 지사 시절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맡았던 유 지사 재임 때 삼성은 전북 투자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창구는 삼성그룹 2인자였던 이학수 총괄부회장이었다. 새만금MOU체결과 철회 과정에서 등장한, 그룹내 어떤 존재인지 조차 모르는 그런 임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삼성의 전북투자가 없다고 우는 소리를 안 해도 될 희소식이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본사가 전북에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무릅쓰고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힘도 있고, 혜택도 준 전북의 국민연금공단을 응원하면 답이 나오지 않겠나.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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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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