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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피아

‘무주군 공무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격려했다. 군청 광장에 1000여명의 주민들이 나와 태권도공원 무주를 연호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시가지에는 시민·사회단체가 준비한 환영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2004년 12월 30일 태권도공원 조성지로 무주군이 선정됐을 당시 주민들의 반응과 분위기를 전한 본보 기사다. 바덴바덴에서 서울 올림픽 유치가 결정됐을 당시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태권도공원 무주유치는 전북의 큰 경사였다.

 

현재의 태권도원이 무주에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곡절이 있었다. 97년 국기원이 태권도성전 사업을 계획을 발표한 후 2000년도 문광부 공모에 20여개 시군이 나설 만큼 유치전이 치열했다. 문광부는 과열경쟁을 이유로 입지 선정을 유보했고, 4년 후에서야 무주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무주는 국토의 균형발전·부지의 적합성·지역 역량 등의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후보경쟁지인 경주와 춘천을 따돌렸다.

 

태권도원 무주유치에는 동계올림픽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무주군은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으나 강원도 평창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올림픽 유치에 실패할 경우 무주에 양보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무주군민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당시 김세웅 군수와 무주군민들이 항의 표시로 강원도청까지 도보행진을 벌였던 상황이 지금도 생생하다. 태권도원의 무주 선정에는 객관적 평가 이외에 이런 분위기도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돌이켜보면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것이 그리 낙담할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기반시설 확충과 국제적으로 도시 이미지를 높이는 등 올림픽 유치에 따른 여러 효과를 몰라서가 아니다. 태권도원이 있는 무주에서 동계올림픽이 치러질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는 욕심이다. 올림픽은 1회성 이벤트지만, 태권도원은 지역의 영원한 자산이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부심을 담아낸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문 공간인 태권도원에서 내년도 세계선수권대회가 치러지면 세계 5000만 태권도인들의 성지로 더욱 가깝게 설 것이다.

 

태권도인의들의 숙원이자 성지화의 상징인 태권전과 명인관 건립에 필요한 사업비가 내년 예산에 반영됐다. 마침 대한태권도협회장에 익산 출신의 최창신 세계태권도연맹 상임고문이 선출됐다.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의 올림피아처럼 태권도의 성지인 무주 태권도원이 ‘태권도피아’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 좋겠다.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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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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