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에서 전북인들이 64.8%를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준 것은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간절함의 표현이었다. 문 후보는 선거일 공표 이후 계속해서 지지율 선두를 달려왔지만 40% 전후 박스권에 끼여 목표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선거 막판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태극기 부대를 앞세운채 보수세력과 영남세력을 규합, 지지율 2위로 껑충 뛰어 올라서는 바람에 경계심이 발동, 안철수를 지지했던 도내 표심이 대거 문 후보한테 돌아섰다.
도민들은 한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조선 선조때 정여립난으로 100여명 이상의 엘리트들이 무고하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반외세 반봉건 타파를 기치로 내걸었던 동학농민혁명 때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미완으로 끝난 동학혁명은 그후 일본군을 타파하기 위해 의병 모집으로 이어지면서 3·1운동의 원천이 되었다. 전북인들은 일제 침략시에도 강하게 저항하며 민족정기를 지켜온 후예들이다.
한 많은 도민들은 항상 불의를 봤을 때는 누가 뭐라 할 것없이 들불처럼 일어나 분연히 대항해 온 사람들이었다. 그 결과가 동학농민혁명 발생 123년만에 촛불집회로 활활 타올랐다. 지난 추운 겨울 전주 풍남문 광장에 도민들이 모여 박근혜 전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시켜야 한다고 땅이 꺼지라고 외친 것도 동학농민혁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학정신은 전북이 고난에 처할 때마다 빛을 발해왔다. 그 빛이 이번 대선에서 하나로 뭉쳐 문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었다.
당시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도 미완으로 끝낸 동학농민혁명을 이번에는 촛불집회를 통해 명예롭게 끝냈다.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단 한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은채 시민혁명을 이뤘다. 프랑스혁명을 능가할 정도로 값진 촛불혁명이었다.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답해야 할 차례다. 동학의 후예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낡아 빠지고 나라를 망쳐 먹은 박근혜 전 정권을 타도해서 명예롭게 문재인 정권을 새롭게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전북 도민들은 문 대통령 한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 수 있는 대통령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불균형을 균형있게 바로 잡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과거 군부독재정권하에서도 전북을 무장관 무차관으로 만들지 않았다. 이명박근혜 보수정권 9년동안 전북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전북의 장래를 밑동부터 잘라버렸다. 그간 전북 도민들은 동학의 후예라는 자부심 때문에 무던히 참고 견뎌왔다. 문 대통령이 전북 도민들의 자긍심을 세워줘야 한다. 머리 좋고 착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강한 역량 있는 전북인을 중용해야 한다. 선거 때 약속한 전북홀로서기와 새만금개발 그리고 군산조선소 살리는 방안이 즉각 마련돼서 발표돼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도민들의 사랑스런 믿음이 선거 때 처럼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전북을 살려야 나라가 탄탄해지고 부강해지기 때문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