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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와 인간

항간에 물고기 지능지수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다. 낚시꾼들 사이에서 물고기는 ‘돌대가리’다. 같은 장소에서 드리우는 미끼를 결국은 덥석 물고야 마는 물고기의 어리석음을 비웃는다. 물 속에서 인간의 낚시 행태를 알 리 없는 물고기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이 던져놓은 미끼는 그저 자연의 수많은 존재물 중 일부일 뿐이다. 인간은 그런 물고기를 낚아내는 방법을 알 뿐이다. 물고기 습성을 알아 내 물고기 잡는 법을 터득한 인간이 영리할 뿐 물고기가 바보스러운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 적용되는 방법을 통해 물고기 지능지수를 측정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물고기는 사람이 보기에 지능지수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물고기들은 생태계 먹이사슬계에 최적화된 틀에서 행동하는 것이고, 그들이 생존 번식해 나가는 것을 보면 그 생존능력이 인간과 다를 것은 없다.

 

어떤 면에서 보면, 자칭 영장류라고 자부하는 인간이야말로 물고기보다 바보스럽다. 물고기는 소위 지능지수가 ‘1’도 안될 만큼 어리석은 미물일 뿐이지만 영장류라고 뽐내는 인간은 지능지수가 100이 넘고, 140이 넘으면 천재 소리 듣는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거지를 보면 물고기와 다를 바 없는 행태들이 더러 있다. 같은 장소에 반복적으로 드리워지는 미끼를 물어 목숨을 인간에게 헌납하는 물고기나, 남이 지게지고 장에 간다고 따라 갔다가 결국 인사청문회장에서 번번이 ‘개망신’당하고 국격 떨어뜨리는 사람들이나 뭐가 다르단 말인가.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진다는 속담이 있다. 성경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레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It was good for me to be afflicted so that I might learn your decrees.)’

 

우리는 촛불시위를 하고, 대통령을 탄핵해 재판에 넘기는 등 일련의 과정 속에서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을 꿈꾸고 있다. 그 촛불정신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는 과거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 적폐청산이 국민 동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70년 전 하지 못했던 적폐청산을 이제라도 제대로 해야 대한민국이 참된 새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를 움직일 장관 등이 청렴결백하지 못하다면 어떻게 새로운 시대가 제대로 열리겠는가.

 

김재호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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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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