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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전북도민 반기문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이들중엔 반기문 전 총장처럼 모국의 대통령직에 도전했던 이들이 꽤 있으나 대부분 실패했다. 발트하임의 경우 오스트리아 대통령에 당선되긴 했으나 나치 가담의혹으로 오히려 생채기만 났다.

 

반 총장 역시 대선에 출마하려 했다가 이미지만 구긴채 씁쓸하게 현실정치에서 퇴장한게 불과 얼마전 이야기다. 신비로운 모습으로 남아있기를 원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가 프로무대에서 일격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그가 대선의지를 접고 화려한 명성을 바탕으로 세계평화와 국익을 위해 외교무대를 누비는 장면을 보면 그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갔다는 느낌을 갖게된다.

 

사람은 적성에 맞는 자리에 있는게 중요하다. 더 큰 자리에 갔다가 실패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쫓기듯 은퇴한 뒤 더 많은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영웅 아이젠하워는 명성을 바탕으로 제34대 미국 대통령이 됐으나 정치인으로서는 별다른걸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제39대 미국 대통령 카터는 정치인으로서는 낙제점이었으나 막상 은퇴한 뒤 국제 외교무대에서 눈부신 활동을 해 대조를 이룬다.

 

영화 ‘로마의 휴일’ 에서 주연을 맡았던 오드리 햅번 역시 은퇴 후 더 유명해졌고 존경을 받았다. 유니세프 활동 등을 통해 전세계 아픈이들의 동반자가 됐기 때문이다.

 

어제 반기문 전 총장이 전북을 찾았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 팔십리를 간다’는 말처럼 그는 직전 사무총장답게 세계잼버리대회 새만금 유치에 결정적 공헌을 했다고 한다.

 

그에대한 보답으로 전북은 반기문 전 총장에게 명예 전북도민증을 수여했다. 앞으로 지역을 위해 더 기여해달라는 간곡한 당부임을 그가 모를리가 없다.

 

그런데 북한핵 문제가 국정의 화두가 된 시점에서 사람들은 직전 유엔 사무총장의 입을 바라본다. 반 전 총장은 이를 의식한 듯 “한반도에 큰 위기가 닥친 것이 분명하지만, 우리 국민은 정부를 절대 불신해서는 안 된다”며 “확고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국민이 합심한다면 북핵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새만금잼버리는 말할 것도 없고, 국가를 위해 또 세계평화를 위해 더 헌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반 전 총장의 고향은 충북 음성군 원남면 행치재 라는 곳인데, 두태산을 사이에 두고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 태실(진천군 문백면 사석)이 있다.

 

7세기 김유신 장군은 외세를 등에 업긴 했지만 삼국통일 대업을 이룩했고, 1300여년이 지났을때 이웃 마을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이 탄생했다. 남북의 극한 대치국면에서 명예도민 반기문 전 총장이 보여줄 외교 역량이 기대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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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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