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뜻 마음을 끄는 분석이 있다. ‘서점은 줄어도 책방은 늘어난다.’
사실 서점의 몰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몇몇 대형서점이 새로운 역할로 서점의 기능을 더해가고 있긴 하지만 지역에서 서점이 사라진 것은 더 이상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 지역만도 얼마나 많은 서점들이 경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문을 닫고 말았는가. 우리에게 지식과 정보의 바다를 선사했던, 철학과 사상의 넓고 깊은 세계를 경험하게 했던 아름다웠던 작은 서점들 역시 그 이름을 지운지 오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서점은 줄어도 책방은 늘어난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서점과 책방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저자는 책을 파는 서점이 하루 평균 한 개의 속도로 동네에서 사라지고 있으며 앞으로 감소하겠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넓은 의미의 책에 관한 일, 그것을 새삼스레 ‘책방’으로 부른다면 ‘책방’은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서점은 책이라는 상품을 취급하여 진열해놓은 공간, 넓으면 넓을수록 좋고 입지도 단순명쾌한 쪽이 좋으며 서비스의 질을 점점 향상해가고 있는’ 곳으로, ‘책방은 그런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며 ‘매개자’로 규정한다. 공간으로서의 ‘서점’과 그것을 포함한 더 큰 개념으로서의 ‘책방’의 분류는 흥미롭다.
그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책의 확장’을 실감케 하는 환경의 변화가 있다. 이른바 ‘동네책방’이란 이름으로 문을 여는 작은 공간들이다. 이곳에서는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문화 활동과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엮어 판다. 맥주와 커피와 차가 있고, 공연과 전시가 한 공간에서 숨 쉰다.
책을 통로로 한 새로운 공간의 등장은 이 책의 제목처럼 이 시대에 ‘책의 역습’이 가능한 것임을 알려준다. 둘러보면 대학가의 골목길 한편에, 주택가의 구석에, 도시의 한 귀퉁이에 살짝 문을 연 ‘동네 책방’들이 적지 않다. 추세로 보자면 얼마간 이 작은 책방들이 늘어날 것 같다. 이들이 부디 경영의 수렁에 빠지지 않고 당당히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독자들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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