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8 04:19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부영의 소탐대실

(주)부영주택이 국감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부영이 박근혜 정부 시절 각종 지원을 독차지했고, 저리 주택도시기금을 융자받아 과도하게 높은 임대료 인상으로 폭리를 취했으며,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부영으로선 그간 서민 임대아파트 사업과 교육·아동복지 분야 등에서 여러 선행으로 쌓았던 이미지를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부영이 이렇게 전국적인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데는 전주시의 공(?)이 컸다. 전주시가 부영이 하가지구에 지은 임대아파트 임대료를 부당하게 인상했다고 지난 6월 형사고발했다. 임대료 인상률을 문제삼아 지자체가 건설업체를 형사고발한 것은 처음이어서 의아해 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서민의 편에서 잘못된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평가할 수 있지만, 업체와 입주자간 민간의 문제에 자치단체가 개입하는 일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주시의 고발은 전국 22개 자치단체의 부영 임대료 인사에 대한 공동 대응 연대회의로 이어지며 사태를 키웠다.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기도 했다.

 

전주만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30여년간 임대사업을 해온 부영의 임대료 문제가 왜 이 시점에 전주에서 굵게 불거졌을까. 2015년부터 2년간 계속 연 5% 임대료를 올린 곳이 문제의 하가지구 뿐일까. 부영은 임대주택법에 따라 규정대로 준수했으며, 전주시의 조치에 대해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부영은 전북의 연고기업이 아니지만, 전북과는 이리저리 애증이 얽혀 있다. 아파트만으로 전북에 이름을 알렸던 부영은 2011년 무주리조트의 주인이 되면서 전북으로 가깝게 들어왔다. 그러나 부영덕유산리조트라는 이름을 쓰면서 지역민들의 반발을 산 후 현재의 무주덕유산리조트로 바꿨다. 이듬해에는 전북 연고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에 나서 전북과 깊이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도 수원을 연고로 한 KT가 선정되면서 부영의 전북시대는 열리지 못했다. 예수병원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남대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으나 역시 중도에 그만뒀다.

 

프로야구 창단에 나섰을 당시 전북지역 야구부를 운영하는 부영은 아마야구 발전기금으로 10년 동안 100억 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하면서 전주고와 군산상고에 1억원의 후원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이후 더 이상의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 관련 사업 하나라도 제대로 챙겼다면 전주발 부영문제가 이렇게까지 확대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역친화적 기업을 찾기가 이리 어려운가. 기업도 진정성이 중요하다. 소탐대실이 따로 없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원용 kimwy@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