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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 김철호와 권혁빈

 

내로라하는 국내 재벌의 고향은 실향민이 많기는 하지만, 공교롭게도 경남 의령, 진주 일대에 집중돼 있다.

 

예를들면 경상남도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 이곳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LG그룹과 GS그룹의 고향으로 불리는 곳이다.

 

LG그룹과 GS그룹은 고 구인회 창업주와 고 허만정 창업주, 두 사람의 동업으로 시작한 ‘락희화학공업’을 모태로 하고 있다.

 

경남 의령군과 함안군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남강에는 ‘솥바위’로 불리는 바위가 하나 있는데 인근 마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굴지의 대기업을 일군 창업주가 3명이나 나왔다.

 

솥바위 북쪽에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남쪽에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진주시 지수면 승산리), 동남쪽에는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고향이 있다. 부근에는 이종환 삼영그룹 회장과 허만정 GS그룹회장의 생가도 있으니 우연치고는 너무 기이하다.

 

2017 재계순위 집계결과 도내업체로는 하림그룹(29위)이 유일하게 50위권에 들어갈 뿐 전북은 재벌과는 거리가 멀다.

 

오죽하면 한 전직 국회의원은 “도내 의원중 30대 기업 오너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했을까.

 

그런데 최근 도민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식 2가지가 들려온다.

 

하나는 임실 출신 김철호 전 명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이다.

 

일반인에게 콘도의 개념조차 없던 80년대초 국내 레저산업의 기초를 닦은이가 바로 그다. 하지만 모난돌이 정맞는다고 1983년 계열사가 21개까지 불어나자 통일교 지원설,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장인 이규동씨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이 나자 정권에서 국세청을 동원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서슬퍼런 5공초기 그는 정권에 ‘미운털’이 박혔고, 결국 탈세, 업무상 횡령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꿈이 사라졌다. 그가 구속되자 명성은 곧바로 공중분해 됐고, 명성콘도는 한화그룹에 넘어갔다.

 

전북 출신 재벌신화가 사라지고 한세대가 지난 요즘 희망섞인 소식 하나가 있다.

 

한국 부자순위 4위에 전주 출신 권혁빈(45)이 오른 것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17년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를 집계했는데 이건희 회장이 약 18조9,970억원의 재산을 보유, 1위로 나타났다. 2위는 7조5,760억원을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경배 회장, 3위는 7조100억원을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4위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권혁빈 회장이 올랐는데, 그의 재산은 약 61억달러(6조8,970억원)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제쳤으니 놀랄만하다.

 

상산고,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또하나의 신화를 쓰고 있다. 그는 대학 졸업 직후인 1999년 포씨소프트라는 작은 IT 회사를 창업해 사업에 뛰어든 뒤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이후 온라인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중국에 수출해 ‘대박’을 터트리면서 단번에 부호 대열에 합류했다.

 

권혁빈이 앞으로 국내에서 신흥 부호의 대명사로서, 국가나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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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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