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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선거는 그 사회를 이끄는 주도 세력을 급격하게 바꾸는 특성이 있다.

 

때로는 지역사회의 리더 얼굴을 확 바꾸기도 하고, 때로는 특정 정당이나 무소속이 강세를 띠기도 하며, 간혹 급격한 세대교체를 이뤄내곤 한다.

 

세대교체를 말할때 항상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1995년 6월 김영삼(YS) 대통령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은 반드시 세대 교체된 깜짝 놀랄 만한 젊은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국당에서 소위 9마리 용이 서로 대권을 향해 뛰던 상황에서 집권당 총재인 현직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정가에서는 “YS가 이인제를 차기 대권주자로 점찍었다”고 추측했다.

 

당시 40대의 이인제는 경기지사로서 가뜩이나 뉴스메이커였는데 이후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인제는 이 시점부터 세대교체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참신한 새인물이 아닌 구태의 이미지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6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그는 무려 16개의 당적을 가졌다. 대선에서 두번이나 경선에 불복한 이미지는 강하게 남아있다.

 

잊혀진듯 했던 그가 다시 돌아왔다.

 

소위 올드보이의 귀환이다. 단지 나이가 70세가 됐다해서 올드보이가 아니다.

 

시대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서울시장 후보로, 이인제 전 의원이 충남지사 후보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경남지사 후보로 유력하다.

 

인물난으로 인한 고육지책의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세대교체의 목소리가 높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으로 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올드보이는 참신성은 없지만 높은 지명도가 있기에 그들을 불러낸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에서도 올드보이의 귀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무대와 다른 점은 구원투수로 누가 불러낸게 아니라 후보 스스로 나섰다는 점이다.

 

엊그제 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를 공모한 결과 도내에서는 광역단체장 2명, 기초단체장에 57명, 광역의원에 68명, 기초의원에는 225명이 신청했다.

 

민주당 쏠림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과연 누가 공천을 받을지 초미의 관심을 끄는데 후보군 중 올드보이가 적지 않다.

 

민주당 뿐 아니라 당선 가능성이 있는 단체장 후보중 민주평화당 또는 무소속으로 나서는 올드보이도 눈에 띈다. 당락과 관계없이 교육감 선거때마다 얼굴을 내미는 이들도 있다.

 

올드보이는 단순히 나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대적 흐름과 맞지않는 사람이나, 딱히 할일도 없고 주변에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출마를 하는게 바로 올드보이의 전형이다.

 

세대교체와 올드보이의 생환 사이에서 유권자들은 과연 누구 손을 들어줄까.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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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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