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행안부 평가서 잇따라 우수기관 평가
‘혁신(革新)’과 ‘적극(積極)’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한쪽이 없거나 헛돌면 수레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혁신 없는 진취적인 자세는 공허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혁신 또한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그래서 둘을 얼마나 절묘하게 잘 엮어내느냐가 디지털 혁명시대의 행정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완주군은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행정혁신과 적극행정 2개 부문에서 ‘우수기관’ 평가를 받았다. 둘 다 ‘우수하다’고 호평을 받은 곳은 전북 14개 기초단체 중 완주군이 유일하다. 혹자는 2개 부문의 고평가를 받은 ‘더블 챔피언’의 비결을 ‘도전과 열정’의 조직 분위기에서 찾는다.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해 완주군정을 살펴봤다.
적당히 NO! 적극적 YES!
사례 1. 문화역사과의 장기재 주무관은 웅치전적지 국가사적 승격의 숨은 공신이다. 그는 7년의 숙원을 풀기 위해 그야말로 남선북마(南船北馬), 사방으로 바쁘게 뛰어다녔다. 수시로 현장에 가보자는 여러 언론의 대응에도 적극적이었다. 한 언론인은 “저렇게 소신을 갖고 열심히 뛰는 공무원은 처음 봤다”고 상찬했다. 그는 작년 12월에 완주군의 ‘2022년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례 2. 민원인 A씨는 교량 위치가 자택과 가까운 데다 높게 재설치 돼 거주안전의 위협을 느꼈다. 완주군은 사전컨설팅을 통해 타당성 검토를 받아 A씨의 요청을 해결할 수 있었다. 우기철 이전에 공사를 원활히 추진해 재해 피해도 예방할 수 있었다. 주민의 행정 신뢰도가 제고된 것은 불문가지다.
두 사례는 완주군 적극행정의 단편일 뿐이다. 완주군은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공공의웅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적극행정’이 일상사이다. 이는 ‘적당히’라는 단어가 통용되지 않는 완주군의 분위기에서 비롯한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모든 업무에 ‘적당히’를 버리고 ‘적극적’이라는 단어를 붙이자”고 독려한다. 심지어 민원은 귀찮은 것이 아니라 선물처럼 귀하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처리해 나가자고 당부한다.
정부 인정한 적극행정
행정안전부가 전국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2022년 적극행정 종합평가’를 실시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완주군은 적극행정 활성화 노력과 인센티브 부여, 적극행정 추진 성과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일상적인 관행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에서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해 성과를 낸 지자체를 선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가를 위한 5대 항목 16개 지표에는 기관장의 적극행정 이행노력과 추진의지, 우수사례 평가, 주민 체감도, 홍보 노력 등이 5점에서 최고 10점까지 높은 배점을 차지했다. 결국 단체장의 의지와 우수사례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 적극 홍보 등이 우수기관 선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완주군은 적극행정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등 군민 수요에 부응하는 적극행정 공직문화를 조성해 왔다. 또 민원해결 공무원에 대한 포상지원 신설 등 직원들의 적극행정 관심도를 제고하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적극행정 문화를 장려해 왔다. 이런 다양한 노력이 완주군을 ‘적극행정 1번지’로 격상시킨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행정혁신 유일하게 ‘우수’
낡은 뗏목으로는 거센 파도가 위협하는 대양(大洋)을 항해할 수 없듯, 행정도 구태의연한 사고와 부정적인 시각으로는 광속(光速)의 디지털 혁명시대를 선도할 수 없다. 행정안전부의 최근 ‘2022년 지방자치단체 행정혁신 평가’에서 완주군은 전북 14개 기초단체 중 유일하게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전국 82개 군(郡) 지역 중에서는 3위에 랭크된 성적표다. 2021년 군 단위 15위였던 완주군이 무려 12계단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이는 민선 8기 출범을 전후해 벌이고 있는 대대적인 혁신 작업 결과물로 평가된다. 살을 에는 고통을 참고, 뼈를 깎는 혁신 노력이 뒤따르지 않은 한 거두기 힘든 성적 상향이다.
완주군은 특히 호남권 군 지역 중에서는 최초로 2017년 이후 6년 연속으로 ‘혁신 우수기관’ 대열에 포함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혁신 작업이 단순한 1회성이 아니라 지속성을 갖고 각 분야에서 끊임없이 실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단체장 혁신 리더십’ 부문도 ‘우수’로 평가되는 등 10개 부문 중에서 무려 8개의 ‘우수’를 싹쓸이 했다는 점이다. ‘적극행정’과 ‘혁신행정’ 2개 분야에서 행안부 평가의 ‘우수기관’에 선정됨에 따라 완주군은 ‘더블 챔피언’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도내 기초단체 중에서 ‘2개 부문 우수 평가’는 완주군이 유일하다.
“국내 최고를 지향한다”
행정혁신과 적극행정에서 앞서가는 완주군의 비결은 뭘까.
항상 ‘긴장’과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 조직의 특성, 그리고 ‘최고’와 ‘최초’를 지향하는 조직 분위기에서 비롯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농(都農) 복합도시는 행정 전 분야에서 긴장하며 새로움을 추구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반대로 경계가 풀리고 긴장을 완화하면 모든 분야에서 뒤쳐질 수 있다. 완주군은 인근 대도시를 경계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행정혁신과 적극행정을 선도하는 모델로 부상했다는 말이다. 여기다 단체장과 직원들의 열정과 도전 에너지가 결합하며 폭발적 위력을 발휘, 완주군의 각종 수상에 유난히 ‘최고’와 ‘최초’가 많다는 분석이다.
완주군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국내 최고의 행정혁신과 적극행정을 지향한다.
MZ세대 등 2030세대의 적극행정 관심도를 높이고, 인허가 분야 등 군정 전반에서 적극행정이 확산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적극행정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면책제도 또한 활성화 한다는 구상이다. 민선 8기의 사실상 원년인 올해에도 행정혁신의 고삐를 바싹 죄어 ‘혁신과 적극’의 두 바퀴를 힘차게 굴린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성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유희태 완주군수 “주민행복 위해 땀 흘리고 혁신할 것”
유희태 완주군수의 최근 표정이 유난히 환하다. 그는 “직원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행정혁신’과 ‘적극행정’ 2개 부문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며 “앞으로도 주민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해 행정혁신과 적극행정이 활성화되도록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군수는 “행정의 주인은 주민이고, 주인의 행복을 위해 대민행정부터 ‘적당히’가 아닌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고 당부해왔다”며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적극행정을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부여와 면책제도 강화 등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은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새로운 것과 만나는 것”이라며 “주민의 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관행이라도 과감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군수는 또 “경제가 어려운 만큼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혁신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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