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시대, 전북지역의 급격한 인구감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폭이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던 전주시의 인구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기준 64만7306명으로 전달보다 681명 줄었다. 올 2월에는 2013년 이후 10년 동안 유지되던 65만 명 선마저 붕괴됐다. 지난해 말 기준 65만1495명이었으니 올들어 4개월만에 약 4200명이 감소한 것이다. 전주시 인구는 2021년 9월 65만 8235명으로 정점에 달했다. 에코시티‧혁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인근 시‧군 인구 유입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 인구가 2년 가까이 하향곡선을 이어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중앙동과 풍남동·노송동·완산동·서학동 등 원도심 지역의 인구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전북 인구는 지난 1966년 252만3000여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하향곡선을 이어가 2021년 3월 180만명선이 허무하게 무너졌고, 지난달에는 176만4181명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최근 전주 인근 완주와 김제지역의 인구가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전북의 중심 전주는 주변 시‧군에 위치한 직장으로 통근하는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베드타운(Bed Town)이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지표 조사에서 전주는 항상 근무지 기준 취업자 비중이 거주지 기준보다 낮게 나타난다. 전주에 거주하면서 주변 시·군으로 출퇴근하는 주민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즉, 교육과 서비스업이 발달해 정주여건은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하지만 인구 대비 일자리는 적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베드타운은 대도시 주변에 주거기능 위주로 계획적 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도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오산·광명시 등 서울의 위성도시들이 대표적인 베드타운이다. 전주는 대도시의 위성도시가 아닌 지역의 중심도시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베드타운과 구별된다. 서울 주변 도시들은 ‘베드타운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어내겠다’며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베드타운을 곧 ‘일자리가 부족한 도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전주도 이 같은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전주는 일자리를 늘려 수도권 등 타 시‧도로의 인구유출을 막아야 하고, 인근 도시는 정주여건을 개선해 주거인구를 늘려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전북의 최근 인구추이를 살펴보면 전반적인 저출산의 늪 속에서 중심도시 전주와 인근 도시 모두 인구위기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변 시‧군의 인구를 빨아들인 전주는 일자리를 늘리지 못해 젊은층의 역외 유출을 막지 못했고, 완주‧김제를 제외한 도내 다른 시‧군들도 정주여건 개선 등 인구늘리기 시책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베드타운 전주의 인구감소 추세는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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